
지난 12일 찾은 대구 서구 뷔 벽화거리. 서문시장 인근 대성초등학교에 조성된 벽화거리에서 상인들이 나물을 팔고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지난 12일 오후 대구 서구 비산동 대성초등학교. BTS 멤버 뷔의 모교인 이 학교 담장에는 뷔 얼굴 등 그림과 ‘태형아 보라해(사랑해)’라는 글귀가 여러 나라 언어로 새겨져 있었다. 관광객 한두명이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딱히 표지판 등이 없어 이곳이 BTS 팬 아미(ARMY)에게 ‘뷔의 성지’로 불리는 곳인지 알기 어려웠다.
이날 뷔 벽화 거리 앞에서 나물을 팔던 60대 상인은 “여기가 어디라고 쓰여 있지 않으니 유명인 벽화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누군지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가끔 사람들이 와서 사진을 찍긴 하더라”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뷔모교인 대구 서구 비산동 대성초등학교에서 하굣길 학생들이 학교 외벽에 타일로 장식된 뷔 벽화를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고 있다. 뉴스1
멤버 뷔·슈가의 고향인 대구
하지만 대구시와 서구 등은 벽화거리를 홍보하지 못하고 있다. BTS 소속사 측이 퍼블리시티권을 들어 반대하기 때문이다. 퍼블리시티권(초상 사용권)은 연예인·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이 얼굴이나 이름 등을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을 말한다. 대구시 등은 언론 등을 통해 이곳을 알리고, 안내판 등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대구 서구 관계자는 “소속사가 팬클럽에서 벽화 거리를 조성하는 건 이벤트성으로 허락했으나, 지자체가 이를 관광 명소화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퍼블리시티권 침해 소지가 있어 홍보에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대구 남구 남산동에 조성된 슈가 벽화거리 . [사진 대구시]](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3/cac899bb-1f66-48e3-9856-f5211d698c03.jpg)
대구 남구 남산동에 조성된 슈가 벽화거리 . [사진 대구시]
벽화거리 조성…지자체는 거절, 팬클럽은 동의
남구 벽화거리도 입소문이 퍼지면서 팬들이 찾고 있다. 서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근 관광코스를 포함해 9545명이 벽화 거리를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 서구 관계자는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은 투어 지도 제작해 홍보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기념우표가 정식 판매를 시작한 13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BTS 외국인 팬들이 우표구입 대기줄을 기다리며 굿즈를 취재진을 향해 보여주고 있다. 뉴스1
특허청 관계자는 “벽화 거리 홍보가 BTS에게 경제적 피해를 주는 행위가 아니라면 공정한 상거래에 반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다만 원칙적으로는 소속사의 동의를 구한 후에 명소를 만들거나 홍보하는게 바람직한 걸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