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진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1주년 기념 출입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출범 1주년을 맞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디지털플랫폼정부(DPG)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년 간 과제를 발굴하고 로드맵을 짰다면, 앞으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련 예산도 1조원 가까이 편성됐다.
무슨 일이야
DPG의 기틀이 되는 ‘하나의 정부’ 사업에는 1951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하나의 정부란 정부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설계부터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해 작고 유연한 구조와 단절 없는 서비스를 구현) 방식으로 바꾸고, 민간 기업이 개발한 초거대AI를 정부의 대국민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 예산 규모가 가장 큰 ‘민관이 함께하는 성장 플랫폼’ 사업엔 올해(2343억원)의 2배 이상인 5065억원을 투입해 공장 설립 원스톱 인허가 서비스, 디지털서비스 개방, 디지털트윈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한다.
그래서, 뭐가 달라졌나?
고 위원장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발굴했다는 점을 성과로 꼽았다. 10년 이상 답보 상태였던 실손보험 간편청구 제도를 개선한 게 대표적이다. 위원회는 실손보험 서류를 소비자가 일일이 병원에서 받아 보험사에 제출할 필요 없이, 병원과 보험사가 직접 연계해 처리할 수 있게 한 보험업법 개정에 앞장섰다. 개정안은 14년 만에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은 가운데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의료기관과 보험사 간 데이터 직접 연계는 2024년 말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② 청약은 토스에서, SRT는 카카오T에서
DPG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의미는 크게 둘이다. 그동안 사일로(Siloㆍ조직 내 부서간 장벽)에 막혀 있던 정부 부처 간 데이터를 잇는 플랫폼이자, 민·관이 만나 협력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시민들이 민간 플랫폼 서비스에서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의 문을 열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청약홈’과 금융 앱 토스를 연계했다. 2030세대가 많이 쓰는 토스에서 청약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 고 위원장은 “내년에는 청약 당첨 결과 조회까지 민간 앱에서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는 SRT 기차 승차권도 카카오T, 네이버 등 앱에서 가능하도록 개방했다.
‘하나의 정부’ 가능할까
제도적인 걸림돌도 있다. 현재는 특정 부처가 개인 또는 기업의 정보를 가져다 쓸 때 고유 목적 외에는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 예외 조항이 있지만, 데이터를 획득한 목적 사업 이외의 사업에 활용하는 건 원칙적으로 막혀 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관계자는 “예외 조항의 범위를 넓히는 방안에 대해 감사원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공공부문에서 초거대AI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 AI가 단전ㆍ단수 데이터를 토대로 복지 사각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 필요성과 지원 방식 등을 확인하거나, 통신사 기지국 정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밀집 위험 상황을 예측ㆍ분석하는 사업을 연내에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