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슨 자오 스토리프로토콜 공동창업자가 5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스토리 프로토콜은 블록체인으로 콘텐트 지식재산권(IP) 시장을 혁신하겠다며 미국에서 설립됐다. ‘딥러닝의 겨울’을 걷어낸 알파고·챗GPT처럼, ‘크립토의 겨울’을 뚫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슨 일이야

블록체인 기반 IP 스타트업 스토리프로토콜
이 회사는 2016년 영미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했던 이승윤(33) 대표의 재창업이다. 래디쉬는 2021년 카카오에 5000억원에 인수됐다. 스토리 프로토콜 창업팀은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인공지능(AI) 기업과 하모니 프로토콜, 대퍼랩스 같은 블록체인 기업 출신들로 구성됐다.
뭘 하는 회사길래
회사는 “스토리를 캐릭터∙관계∙스토리라인 등으로 레고처럼 쪼개 그 저작권을 블록체인 시스템에 등록하고, 팬이나 2차 창작자들이 이에 기반한 속편이나 새로운 스토리를 자신의 IP로 추가 등록할 수 있으며, 이를 새로운 상업적 창작물로 만들면 수익 배분도 가능한 구조”라고 회사 소개서에 설명했다.
예컨대, 마블이 어벤저스의 캐릭터·줄거리를 스토리 프로토콜에 등록하고 팬이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새로운 결말을 창작해 등록해, 마블이 이에 기반한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면, 해당 팬에게 수익이 배분되는 식이다.
스토리 프로토콜의 플랫폼이 확산한다면, 기존 저작권자와 2차 창작자가 변호사를 대동해 별도로 수익 분배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IP 수익화가 진행된다. 저작권자가 자신의 IP를 등록할 때 미리 사용 한도와 수익 배분 조건 등을 계약 조건으로 설정해두면,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이 이뤄지는 원리다. 회사는 이를 ‘글로벌하고 확장 가능한 IP 저장소를 통한 IP 생성의 민주화’라고 표현했다.

이승윤 스토리프로토콜 창업자 겸 CEO.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해 카카오에 매각한 후 재창업했다. 중앙포토
이승윤 대표는 “생성 AI로 창작 활동이 더 풍부해지고 있는 지금, 블록체인 기술로 IP 출처를 투명하게 추적하고 공정하게 수익을 배분할 수 있다”라며 “크리에이터에게 새로운 기회를, 기존 IP 보유자에게는 이용자 참여를 유도해 IP를 발전시킬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스리람 크리슈난 a16z 크립토 파트너는 “스토리 프로토콜은 창의력이 인터넷 시대의 속도에 맞게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아티스트, 팬, 개발자를 위한 IP의 미래를 혁신할 것”이라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이걸 알아야
제이슨 자오 스토리 프로토콜 공동창업자는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토리 프로토콜을 통해 팬들에게 IP 개발에 참여할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준다면, 콘텐트 확장 효과는 놀랍도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자, 기업, 개인들이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개 버전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왜 중요해
자오 공동창업자는 “토큰의 가치가 아닌, 블록체인 기술의 좋은 활용 사례를 만드는 데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AI가 그 기술 자체보다도 AI 추천·챗봇 등 대중이 반응하는 시장을 찾아낸 이후 투자가 집중된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도 기존 산업에 녹아 들어 IP 시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