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나라살림 68조 적자...'상저하고' 믿고 '펑크' 냈는데 中악재

지난달 22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는 모습. 뉴스1

지난달 22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는 모습. 뉴스1

나라 살림의 현황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가 올해 1~7월 67조 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경기하강에 대중국 수출 부진까지 이어지며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반등)로 인한 세수 증가 없이 재정적자가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 9월호’에 따르면 지난 1~7월 관리재정수지는 67조 9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정부의 총수입은 353조 4000억원, 총지출은 391조 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쓴 돈이 국민으로부터 걷은 돈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총수입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40조 7000억원 감소했다.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세 수입(세수)이 217조 6000억원으로 43조 4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내수 경기 둔화에 기업실적 악화, 부동산 거래 감소 등이 겹치며 부가세(6조 1000억원), 법인세(17조 1000억원), 소득세(12조 7000억원) 세수가 모두 감소했다.  

총지출은 코로나 위기 대응 사업 등이 축소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조 1000억원가량 감소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과 총지출의 차이에 국민연금 등 4대 사회 보장성 기금 수지를 반영한 실질적 나라 살림 현황을 나타낸다. 전월과 비교하면 15조원이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정부가 예상한 올해 연간 적자 전망치(58조 2000억원)를 웃돌고 있다.  


정부가 수출이 늘 것으로 예상한 4분기에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 중국 경기 불안 등 여파로 ‘상저하고’ 실현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4분기에도 세수가 늘지 않으면 올해 60조원 이상의 세수 펑크가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지난 7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한 달 전보다 14조 5000억원 증가한 1097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64조 4000억원 늘어나며 정부의 올해 연간 전망치(1101조 7000억원)에 근접한 것이다. 정부는 향후 국고채 상환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올 연말 중앙정부 채무가 전망치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