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 감소율, G20 국가 중 1위

김영희 디자이너
수입은 수출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줄고 있다. 한국의 7월 수입액은 1년 전보다 25.4% 감소했다. OECD 회원국 중 최대 감소 폭이다. 8월 들어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지만, 7월까진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입액이 줄었다. 또 수출이 감소하다 보니 생산을 위해 원자재나 중간재를 수입하는 양도 줄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성장률, 3년 연속 OECD 평균 하회 전망
한국 경제성장률은 OECD 평균을 3년 연속 밑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021년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은 5.8%, 한국은 4.3%였다. 지난해엔 각각 2.9%와 2.6%로 한국이 평균보다 0.3%포인트 낮았다. OECD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6월엔 1.4%였는데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를 고려하면 11월 전망 때 상향 조정이 유력하다. ‘아시아의 4마리 용’, ‘한강의 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던 한국이 이젠 ‘성장 중위권’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주요국 2023년 성장률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OECD]](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24/c2f8dcf1-2936-448f-a87d-6fc15440e57f.jpg)
주요국 2023년 성장률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OECD]
한계 드러낸 반도체·중국 의존 수출경제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에 의존한 한국 경제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라는 단일 품목에 의존해 수출과 성장이 호황을 누렸지만, 반대로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닥치자 반작용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경기회복이 더딘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중간재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수출되는 최종 소비재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글로벌 핵심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경제안보 전략까지 고려한다면, 높은 중국 의존도는 장기적으로도 한국 경제에 상당한 딜레마로 작용할 수 있다.
전망도 가시밭길이다. 당초 정부가 상반기엔 경기가 둔화했다가 하반기 회복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을 제시한 건 중국 경기회복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 등 중국 경제가 부진하면서 한국 수출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 올해 1~7월 한국 총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다.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대중국 수출액 비중이 45%에 달한다. 높은 중국 수출 의존도가 회복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한국에 더 아픈 고금리 장기화
여기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재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일단은 물가가 걱정이고, 유가가 올라가면 전체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처럼 수출에 많이 의존하고 통화정책 수단이 제한적인 국가에는 충격이 더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또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 대해서도 “고금리와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부담은 수출 중심인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라며 “하반기에 극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