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도 밀친 北 '깡패축구' 왜…"못하면 노동단련대 끌려가"

1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북한 대표팀 김경석 선수가 심판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1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북한 대표팀 김경석 선수가 심판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위협, 난동을 부려 '깡패 축구'라는 별명을 얻은 것과 관련해 일본 아사히 신문은 "노동단련대에 끌려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 신문 글로벌판은 지난 2일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이 일본에 패한 후 심판에게 달려간 5가지 이유'라는 제목으로 북한 선수들의 행동을 분석했다. 

앞서 북한 대표팀은 지난 1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북한 선수들의 위협적인 행동이 화제가 됐다.

후반 28분쯤 경기가 잠시 중단된 사이 북한 수비수 김유성은 일본 대표팀 스태프에게 물병을 하나 빼앗고 그를 때리려는 행동을 취해 경고를 받았다. 

또 양 팀이 1대1로 맞서던 후반 35분쯤 일본의 찬스에 북한 골키퍼가 몸을 던져 막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하자 심판은 수비 과정에 북한의 반칙이 있었다고 보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북한 선수들은 수 분간 격렬하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일본의 골로 이어졌다. 


이후 일본이 2-1로 앞선 상황에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북한 선수들은 심판에게 달려가 강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수비수 김경석은 두 차례 주심을 밀치기도 했다.

1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북한 대표팀 김경석 선수가 심판에 항의하자 동료 선수와 스태프들이 말리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1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북한 대표팀 김경석 선수가 심판에 항의하자 동료 선수와 스태프들이 말리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북한 선수들이 이러한 위협적 행동을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아사히 신문은 경기 성적에 따라 달라지는 선수들의 처우를 꼽았다. 아사히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북한 선수들에게 '천국과 지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장소"라며 "선수들은 8강전에서 패하면 다음 국제 대회에 나올 기회를 받지 못할 수도 있고, 노동단련대에 끌려갈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노동단련대는 아니더라도 최소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며 군대에 가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며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남겼다면 더 큰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기회가 주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밖에 다른 이유로는 ▶국기를 걸고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는 점 ▶북한 내에서 축구는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 종목 중 하나라는 점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주목하는 스포츠라는 점 ▶북한 내 '반일 감정'이 강하다 보니 일본에 지는 것은 국민 정서상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