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안의 승부

중국의 숏폼 드라마. 사진 터우탸오신문
중국에서는 숏폼이 드라마 시장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숏폼 드라마’는 말 그대로 회당 15분 안팎의 짧은 드라마를 가리킨다. 영상을 2배속으로 돌려보거나 요약본으로 보는 시대적 분위기에 걸맞은 변화다. 중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숏드라마 소비가 늘면서, 드라마 제작사 및 원작 IP 관련 업체에 투자가 집중되고 주가가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짧지만 강렬해” 대세는 숏폼 드라마

사진 대영박물관 탈출(逃出大英博物館·Escape from the British Museum)
현재 중국의 숏폼 드라마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선 텐센트(騰訊), 아이치이(愛奇藝), 유쿠(優酷),망고TV(芒果TV) 등 4대 동영상 플랫폼에서 제작하는 유형으로, 보통 10분 안팎으로 제작된다. 드라마 본연의 서사에 집중하고 전문 배우가 투입돼 비교적 양질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두 번째 유형은 틱톡 등 숏폼 플랫폼에서 만드는 3분 안팎의 초미니 드라마다. 인플루언서 등을 공개모집해 배우로 투입한다. 세 번째는 ‘SNS 숏폼 드라마(小程序短劇)’로 위챗(微信) 미니앱(小程序) 등 SNS에 업로드된다. 짧지만 강렬한 반전과 자극적인 내용으로 인기몰이하며 2023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수출도? 광전총국, 품질 단속 나서

사진 Reelshort
릴숏은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도 1위를 차지했고, 인도,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 여러 국가에서 상위 5위권 안에 진입하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릴숏은 현재 1회당 콘텐츠 이용료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작품 하나를 모두 감상하면, 10달러 이상을 소비하게 된다. 글로벌 OTT의 평균 1개월 구독료를 웃도는 금액이다.
한편, 숏폼 드라마 열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초창기보다 품질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플랫폼별로 새로운 형태의 숏폼 드라마가 제작되고 단시간에 많은 작품이 쏟아지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아서다. 자극적인 내용, 주제의 획일화, 불법 다운로드 성행 등 문제점이 제기된다.
중국 인터넷 시청각 프로그램 서비스 협회(中國網絡視聽節目服務協會)에 따르면, 2022년 11월 하순을 기점으로 중국 광전총국은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숏폼 드라마 품질 단속에 나섰다. 이후 2023년 2월 말까지, 선정성, 폭력성, 저속함 등을 이유로 총 2만 5300여 개의 작품에 방영 중단 조처가 내려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숏폼 드라마 진입장벽이 낮아 품질 격차가 크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콘텐츠의 핵심이 품질인 만큼, 숏폼 드라마 역시 ‘옥석 가리기’의 단계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