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을 배워본 적 없던 A씨 부부는 유튜브를 통해 발사장치 구조와 설계를 익혔고, 시행착오 끝에 유튜브 영상에 나온 제품보다 정교한 불법 발사장치 제작에 성공했다. 총포화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발사장치로 발사된 탄환의 운동에너지는 0.02킬로그램미터 이하여야 한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실험 결과 A씨 부부가 만든 발사장치로 발사한 화살촉 운동에너지는 2.38킬로그램미터를, 쇠구슬 운동에너지는 0.75킬로그램미터를 기록했다. 화살촉을 15㎝ 거리에서 쏠 경우, 화살촉이 신체에 7~10㎝ 박힐 정도의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인 A씨는 불법 발사장치에 발사대와 빨간 십자선이 그려진 조준경을 부착해 정확성을 높였다. 클리크 수정을 통해 영정 조절도 가능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는 화살촉과 쇠구슬을 발사할 수 있는 불법 발사 장치를 제조·판매한 태국인 A씨 부부와 불법 발사 장치를 구매‧소지한 태국인 9명을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구속된 A씨는 지난 9월 21일 검찰에 송치했고, B씨 등 8명을 강제 출국 조치했다. 한국 체류 자격이 있는 구매자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다.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열린 화살촉 등 발사 가능한 불법 발사 장치를 제조 및 판매한 태국인 등 11명 검거 관련 브리핑에서 경찰이 압수한 발사장치를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은 구매자들이 주로 낚시와 수렵을 위해 불법 발사장치를 구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발사장치로 인한 인명 피해도 접수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거주하던 비닐하우스와 구매자들로부터 발사장치 15정을 압수했고, 구매자 인적사항과 거주지를 토대로 관할 경찰서에 불법 발사장치 회수를 요청했다.

A씨는 2021년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총 420회에 걸쳐 6500만원 상당의 불법 발사장치가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