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시청 공무원들로 구성된 그룹사운드 'DMZ'회원들이 지난 10월 20일 시청 공무원 체육대회에서 노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김규남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송파1)은 지난 16일 제321회 정례회 운영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직원 체육대회에 참석하는 공무원에게 개인 연차 사용을 안내하고 있는 서울시 방침을 지적했다.
서울시 “행안부 답변 준용했다”
![국민신문고 질의에 대한 행정안전부의 답변 전문. [사진 국민신문고 캡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12/03/f1b44cdc-6dfc-4e80-b746-65cad49f7aac.jpg)
국민신문고 질의에 대한 행정안전부의 답변 전문. [사진 국민신문고 캡쳐]
문제는 이처럼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공무원이 조퇴 등 개인 연가를 사용해 참가하도록 운영지침을 세우면서 발생했다. 최부철 서울시 공무원노동조합 사무총장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는 물론 고참급 공무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불만이 상당하다”며 “법이 규정한 행사에 참석하는데 연가 쓸 바에는 차라리 행사 자체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행안부 지침이 모호해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에 체육대회와 관련한 구체적인 복무규정은 없고, 2022년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질의에 행안부가 답변한 적이 있는데 이를 준용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직원 체육대회 복무 처리 방식 질의에 행안부는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평일 체육행사를 자제하고, 일과 시간 이후 등 지자체 실정에 맞게 실시할 것을 권고한다’며 ‘부득이하게 평일에 실시하면, 그 시간만큼 조퇴 처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답변했다. 서울시가 실·국·본부에 체육대회 참석 시 연차 사용을 안내한 배경이다.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행안부 “지자체가 따를 필요 없어”
![부산 동래구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마당 체육대회.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12/03/0a4f0af5-3b60-4cf5-96c8-45594e1df312.jpg)
부산 동래구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마당 체육대회. [중앙포토]
행안부에 따르면 공무원이 근무 시간 중 체육대회에 참가할 경우 복무 지침은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다만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근무 시간 중 근무지를 비운다면 기관에서 연가나 출장 중 하나로 판단할 수 있다. 만약 개인적인 일로 판단하면 연가 처리가 맞고, 공무 수행을 위해 자리를 비우면 출장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행안부는 “연가를 쓸지, 출장 처리할지는 지자체 스스로 행사 목적·취지를 고려해서 판단할 문제”라며 “모든 사안을 행안부가 일률적으로 판단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회 321회 정례회에서 김규남 시의원이 서울시장 비서실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12/03/7d749bd6-4b00-4c9b-aef3-a32bcba7c840.jpg)
서울시의회 321회 정례회에서 김규남 시의원이 서울시장 비서실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김규남 의원은 “서울시 직장 체육문화 행사는 서울시가 장기간·정기적으로 추진한 사업이기 때문에 업무 연장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연가로 처리하게 되면 행사 중 사고에 대해 공무상 재해를 적용하기도 어려워지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체육대회 운영 연차 사용 지침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대안 마련에 앞서 일단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설문지를 만들어 12월 중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인 권리로 중시하는 요즘 시대에 연차 사용 강요는 맞지 않는 규정일 가능성도 있다”며 “일단 직원 의견을 충분히 듣고, 만약 필요할 경우 직원체육대회 폐지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