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게임사 노조들이 속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IT위원회는 지난 5일 ‘IT 임협(임금협약) 연대’를 중심으로 2024년 임금 교섭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임협 연대에는 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엔씨소프트·웹젠·한글과컴퓨터 등 화섬노조 내 7개 지회가 참여하며, 이들은 본사 및 계열사 32곳과 임금 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조의 공동 대응 움직임이 판교에 다시 노조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지난해 7월 네이버 노동조합인 '공동성명'(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이루기 위해 즐기는 투쟁- 풀파워업 프로젝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무슨 의미야
그동안 판교 노조들은 회사 측과 ‘대각선 교섭’을 해왔다. 노조 지회의 상급 단체인 화섬노조가 개별 기업 교섭에 함께 참여하는 형태다. 지난 1일 엔씨소프트 노사는 사내 전환배치 시스템 개선 등 내용을 담은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 교섭 과정에 화섬노조 IT위원회 소속 다른 지회들이 함께 참여해 엔씨 노조를 지원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지난 7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열린 ‘무책임 경영 규탄·고용 불안 해소’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뉴스1
요구하는 게 뭔데
익명을 요구한 노동계 인사는 “판교 노조가 과거 포괄임금제 폐지에 성공했듯,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업종별 최저임금과 개발자 등 직종별 직무급의 하한선을 정하거나, 성과급 분배의 최저 비율을 정하는 등 바닥을 다지는 방식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은 어때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쳐
IT 업계는 이번 임협 연대의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연대가 성과를 내면 노조가 없는 IT기업 직원들도 노조 조직에 의지를 보일 수 있기 때문. 익명을 요청한 IT기업의 인사노무 담당자는 “엔씨소프트 노조는 출범 7개월 만에 단체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면서 “노조의 임협 연대 선언으로 당장 달라질 건 없지만, 향후 판교에 다시 노조 바람이 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