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현재 약 2만명의 고령자들이 대학 캠퍼스 내 시설에서 거주하면서 노후를 즐기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사진 AZ센트럴 홈페이지
ASU 캠퍼스에는 특이한 20층짜리 건물이 있다. 부동산개발 업체인 퍼시픽 리타이어먼트 서비스가 건설·운영하는 고령자 맞춤형 시설인 '미라벨라'다. 미라벨라 ASU는 식당 4곳과 수영장·체육관·게임장 등을 갖췄다. 건물 2층엔 기억 관리 센터와 24시간 돌봄 시설도 있다.

미국에서 현재 약 2만명의 고령자들이 대학 캠퍼스 내 시설에서 거주하면서 노후를 즐기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사진 더 빌리지 앳 펜 스테이트 페이스북 캡처
미라벨라와 같은 '대학 내 은퇴자 커뮤니티(URC)'는 미 대학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부부가 함께 URC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직 신문 편집자였던 빌 게이츠(80)는 2년 전 화학박사 학위를 가진 아내와 함께 미라벨라 ASU로 이사했다. 게이츠는 이코노미스트에 "대학생 사이에서 생활하니 활력이 넘친다"며 "피자를 먹으며 인공지능(AI)을 토론하는 모임에서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돼야 바람직한지를 놓고 20대들과 열띤 토론도 벌였다"고 자랑했다.
URC는 은퇴 후에도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어하는 고령자들을 겨냥해, 대학이 도서관을 개방하거나 평생 교육 프로그램을 여는 형태로 시작됐다. 그러다가 아예 대학이 사업 주체가 돼 직접 URC를 운영하는 식으로 발전했다. 학교 재단의 비영리법인(NPO)이 24시간 돌봄 시설 등 전문적인 의료 및 건강 서비스도 별도로 운영한다. 대학 입장에선 이런 수익을 학교 발전 자금으로 쓸 수 있다.

ASU 캠퍼스 내에 우뚝 솟은 20층짜리 건물은 '대학 은퇴자 커뮤니티(URC)'인 미라벨라다. 사진 퍼시픽 리타이어먼트 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대학도 "어르신 캠퍼스 입성 환영"
반면 고령자는 증가세다. 미국에선 매일 1만명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가 65세가 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대체로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취향이 까다롭다"며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소망은 대학 캠퍼스에서 충족될 수 있다"고 짚었다.

대학 캠퍼스에서 노후를 보내길 원하는 미국 고령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 더 우드랜즈 앳 풀먼 홈페이지 캡처

더 빌리지 앳 펜 스테이트에 살고 있는 고령자들이 지난달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 사진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