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작품이라고? 쓰레기인 줄 알았던 맥주캔, 하마터면 폐기될 뻔

알렉상드르 라베 ‘우리가 함께 보낸 모든 좋은 시간들’. 알렉상드르 라베이 홈페이지 캡처

알렉상드르 라베 ‘우리가 함께 보낸 모든 좋은 시간들’. 알렉상드르 라베이 홈페이지 캡처

 
네덜란드의 한 미술관에서 직원이 ‘구겨진 맥주캔’ 작품을 쓰레기로 오인해 버렸다가 폐기 직전 회수한 해프닝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덜란드 소도시 리세에 있는 LAM 미술관에서 일하던 한 정비사는 미술관 엘리베이터 안에 찌그러진 맥주캔 두 개가 놓인 것을 보고 쓰레기라고 생각해 가져다 버렸다.

맥주캔은 사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라베이 선보인 작품이었다. ‘우리가 함께 보낸 모든 좋은 시간들(All the good times we spent together)’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아크릴 페인트로 겉을 색칠한 것으로 찌그러진 맥주 캔 두 개로 구성됐다.

알렉상드르 라베 ‘우리가 함께 보낸 모든 좋은 시간들’. 알렉상드르 라베이 홈페이지 캡처

알렉상드르 라베 ‘우리가 함께 보낸 모든 좋은 시간들’. 알렉상드르 라베이 홈페이지 캡처

 
LAM 미술관 대변인은 AFP 통신에 이번 작품이 예상치 못하는 곳에서 전시하려는 의도로 선보인 것이라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작가 알렉상드르 라베에게 이 캔은 친구들과 함께 보낸 소중한 순간을 상징한다”며 “함께 술을 마시며 보낸 저녁은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소중한 순간”이라고 부연했다.


알렉상드르 라베 ‘우리가 함께 보낸 모든 좋은 시간들’. 알렉상드르 라베이 홈페이지 캡처

알렉상드르 라베 ‘우리가 함께 보낸 모든 좋은 시간들’. 알렉상드르 라베이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이를 알지 못한 정비사는 작품을 쓰레기통에 버렸고, 며칠 뒤 출근한 큐레이터가 작품이 사라진 것을 알고는 완전히 폐기되기 직전 회수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술관 측은 당분간은 이 작품을 보다 ‘전통적인’ 위치에 받침대에 올려두고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술관 대변인은 정비사에 대해 “나쁜 감정은 전혀 없다. 그는 그저 자기 일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