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유엔군 기지를 향해 발포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이 대이란 보복 공격 카드로 핵·석유 시설 공격, 이란 지도부 암살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 측은 핵 교리의 변경 가능성을 거론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 탱크가 레바논 남부 국경도시 나쿠라에 위치한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 관측탑에 포를 발사해 2명이 다쳤다. AFP통신은 부상당한 이들이 인도네시아 국적이라고 전했다.
레바논의 UNIFIL은 유엔이 정한 이스라엘-레바논 경계선인 ‘블루라인’ 침해를 막기 위해 한국 등 50개국에서 파견한 1만 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이스라엘 측은 헤즈볼라와 교전이 격화해 블루라인 상황이 불안정하다며 UNIFIL의 이전을 요구했으나 유엔군은 거부해왔다.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유엔 레바논 UNIFIL에 대한 공격은 국제인도법과 안보리 결의 1701호 위반”이라며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란, 이스라엘 핵시설 보복 암시”
이스라엘의 구체적인 대응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소식통을 인용해 “대이란 보복에 관한 미국과 이스라엘간 대화가 향후 며칠간 계속될 것”이라며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란에선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격에 맞춰 핵 교리 변경을 시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고문인 라술 사나에이 라드 준장은 현지 매체에 “일부 정치인들은 이미 이란의 핵 전략 정책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그런 행동(이스라엘의 이란 원자력 발전소 공격)은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고, 이란의 잠재적 대응은 의심할 여지없이 이를 반영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이 발언을 “이란이 이스라엘의 핵 시설을 목표로 보복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고 해석했다.
앞서 이란 의원 39명은 핵무기를 포함, 국방 독트린을 강화해야 한다는 서한을 이번 주 최고국가안보회의에 보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몇 주 안에 핵폭탄 3개를 제조할 수 있는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해 왔다.
이스라엘에 영공 내주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로이터통신도 아랍 국가들이 자국의 석유시설이 이란의 대리인에게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해 미국에게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을 막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이란 지도부 암살?
가디언은 “서방 외교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르면 다음 주 시작될 수 있다고 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베탸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공격이) 미국 대선에 가까울수록 미 민주당에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 계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이날 서안지구 인근을 공습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 지도자 무하마드 압둘라를 제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