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무력 침공 시 대만인 열에 일곱이 대만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밝힌 여론 조사가 나왔다. 다만 전쟁이 임박했다고 여기는 대만인은 24.3%에 그쳤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는 지난 9일 ‘안보 도전과 국제 정세 변화 : 2024년 대만 국방 및 외교정책 여론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중국이 침략했을 때 ‘대만을 위해 싸울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67.8%의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리고 이들 중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 지지자의 비율은 86%였던 반면 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 지지자는 각각 36%, 39%에 그쳤다.
중국의 무력 침공 시 싸울 의향이 있다고 밝힌 대만인 중 50대 이상은 74%, 30대 이하는 31%로 연령이 낮을수록 참전 의지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그중에서도 응답자의 학력을 보면 전문대 이상이 75%, 고졸 이상은 28%로 학력이 높을수록 참전에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과의 전쟁이 임박했다고 생각하는 대만인은 비교적 소수였다. 응답자 중 24.3%만이 ‘중국이 5년 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고 답했고, 62%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 중공정치군사 및 작전개념 연구소의 팡충옌(方琮嬿) 보조연구원은 63.9%의 응답자가 ‘중국의 영토 야욕’을 ‘심각한 위협’이라고 답했다며 이는 ‘극단적 기후 및 천재지변(66.7%)’과 ‘경제 발전 정체(63.3%)’에 대한 위기의식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영토 야욕’이 심각한 위협이라고 답한 이들 중 18~29세인 젊은 세대가 66.9%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28.2%에 그쳤다. 또 절반 이상의 대만인은 ‘중국의 영토 야욕’이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 형태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여긴다고 조사됐다. 팡 연구원은 대만인들이 중국의 군사훈련, 여론전, 법률전 등 압박 수단을 더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유사시 미군이 직접 대만에 파병하거나 참전할 것이라 믿는 대만인은 절반에 그쳤다. 미국이 대만 수호를 위해 파병할 것이라 믿는 응답자는 52.6%였고, 39.6%의 응답자만 미국이 중국과 충돌하더라도 대만 봉쇄 타파를 위한 군사 작전을 펼 것이라고 믿었다.
다만 응답자 중 열에 일곱 이상은 중국과 전쟁 발발 시 미국이 식량 및 의약품 지원(74.8%), 대중국 경제‧외교 제재(73.4%), 무기 및 군사 물자 지원(76.3) 등 간접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