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아사히 신문은 26년간 ‘도라에몽’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오야마 노부요가 지난달 29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1933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릴 때부터 남자아이 목소리라는 오해를 받곤 했다. 2010년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어릴 때 ‘재주가 좋으면 목소리가 나쁘고, 목소리가 좋으면 재주가 안 좋기 마련인데, 둘 다 나쁜 건 드문 일이네’라는 놀림을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모친의 손에 이끌려 이비인후과에 다니거나 중학생 때에는 남학생이나 교사로부터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 극단 ‘배우좌(座)’의 양성소에 들어갔고, 1956년 NHK 드라마 ‘이 눈동자’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1960년부터 방영된 NHK 인형극에서 한 목소리 연기를 인정받아 성우 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소년 역을 맡았다.
1979년부터 2005년까지 26년간 TV아사히의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해 큰 인기를 끌었다. “안녕, 난 도라에몽이야”라는 유명 대사는 대본에는 “야, 니가 노비타(한국판에선 ‘노진구’)냐?”라고 돼 있던 것을 고인이 바꾼 것이었다.
그는 2005년 도라에몽이 리뉴얼되면서 도라에몽역에서 은퇴했으나 26년간 쌓은 지명도로 연예인, 토크쇼 패널 등으로 활동했다.
한편 약 2달 전엔 도라에몽의 친구이자 또 다른 주인공인 ‘노진구’역을 맡았던 성우 오하라 노리코가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