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의 기다림… '가을 라팍'에 승리의 엘도라도가 울려퍼졌다

13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가득 찬 삼성 라이온즈파크. 뉴스1

13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가득 찬 삼성 라이온즈파크. 뉴스1

드디어 라팍에 승리의 '엘도라도'가 울려퍼졌다. 삼성 라이온즈가 라이온즈파크에서 사상 첫 가을 야구 승리를 따냈다.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10-4로 이겼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5.8%(33회 중 25회)다. 데일리 MVP(상금 100만원)는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3득점을 올린 삼성 구자욱에게 돌아갔다.

삼성은 1982년 원년부터 대구 시민야구장을 사용했다. 2011~14년 통합 4연패를 비롯해 총 여덟 차례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2016년 라이온즈파크로 안방을 옮긴 뒤에는 가을 야구를 한 번 밖에 하지 못했다. 2021년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삼성은 코로나 여파로 3전 2승제로 축소된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2연패를 당했다. 라팍에서 열린 유일한 경기인 1차전에서도 졌다.

맹타로 삼성 승리를 이끈 구자욱. 뉴스1

맹타로 삼성 승리를 이끈 구자욱. 뉴스1

올 시즌 2위를 차지한 삼성은 3년 만에 다시 나선 가을 야구에선 실수를 거듭하지 않았다.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4로 이겼다. 삼성은 1회 선제점을 뽑은 뒤 홈런 3방을 몰아치면서 다득점에 성공했다.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는 6과 3분의 2이닝 3실점(1자책)으로 호투했고, 7회 3-7로 쫓긴 2사 1·2루 상황에서 등판한 김윤수가 오스틴 딘을 삼구삼진으로 잡아내 불을 껐다. 승리투수가 된 레예스는 "첫 가을 야구였지만, 중요한 승리를 거둬 기분 좋다"고 말했다.


승리를 확신한 삼성 팬들은 8회가 되자 '엘도라도'를 함께 불렀다. '최강 삼성 승리하리라'란 가사로 유명한 엘도라도는 독일의 '굼베이 댄스 밴드' 원곡으로 삼성 왕조 시절 승리를 상징하는 응원가였다. 하지만 2017년 저작인격권 사태 이후 한동안 개사한 노랫말을 응원가로 사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저작권자와 문제를 해결해 사용하게 됐다.

삼성 팬들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엘도라도를 떼창하며 추억을 되살렸다. 삼성은 시즌 전 하위권에 머물 거라는 예상을 뒤엎으며 질주했다. 그리고 마침내 라팍에서 열린 포스트시즌에서도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라팍은 올 시즌 내내 만원 관중이었다. 응원 열기는 정규시즌에도 포스트시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외부적인 것들에 포스트시즌이란 느낌을 받았다"며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