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10-4로 이겼다. 정규시즌 종료 이후 휴식기간이 길었지만, 타선이 폭발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진만 감독은 2번 우익수로 좌타자 윤정빈을 내보냈다. 올 시즌 69경기에 출전한 윤정빈은 타율 0.289(161타수 46안타) 7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LG 선발이 우완 최원태라는 점을 감안해도 깜짝 카드였다. 박 감독은 경기 전 "김헌곤과 윤정빈을 고민했다. 출루율이 좋은 윤정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윤정빈은 자신의 기대치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1회 말 첫 타석에서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냈고, 구자욱의 내야안타와 르윈 디아즈의 희생플라이로 선취득점을 올렸다. 3회에도 안타를 치고나가 구자욱의 3점포 때 홈을 밟았다. 5회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6회엔 몸맞는공, 8회엔 안타로 출루했다. 수비에서도 한 차례 다이빙 캐치를 해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뒤 "윤정빈이 앞에서 3안타를 치면서 중심타자를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윤정빈은 경기 뒤 "오전에 2번 타순에 배치된 걸 알았다. 최대한 침착하고, 정규시즌처럼 임하자고 생각했다. 상대 투수 상대로 정규시즌 때 강해서 (나갈 수 있다고)생각은 했다"고 말했다.
윤정빈은 부천고 재학 시절 힛 포 더 사이클을 달성할만큼 타격 재능이 뛰어났다. 입단 당시 "파워는 강백호(KT 위즈)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좀처럼 1군으로 치고 올라가진 못했고, 군복무를 마친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한 윤정빈은 "최대한 긴장하지 않으려고 했던게 도움이 된 것 같다. 2루타로 시작해서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정규시즌 만원 관중 경기를 많이 해봐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윤정빈은 "퓨처스(2군) 마지막 경기도 뛰었고, 상무와 연습경기도 나갔다. 플레이오프에 맞춰 준비를 해서 경기 감각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