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니는 이날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와 인터뷰에서 “예전처럼 깊고 평화롭게 잠을 잘 수 없다. 더 이상 직장에서 ‘예’ 또는 ‘아니오’를 결정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르마니는 “혼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인 자존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그룹에 참가하고 싶다는 외부의 투자 제안이 조금 더 집요해졌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르마니는 구찌, 프라다, 불가리, 펜디 등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가 프랑스 대기업 케링과 LVMH에 매각되는 등 세계 명품업계의 재편 과정에서도 독립 경영을 해왔다.
구순을 맞은 아르마니는 장수 비결로 ‘절제’를 꼽았다. 그는 “50세가 되는 날부터 매일 아침 체조를 시작했다”며 “지난 15년 동안 하루에 두 번, 아침에 일어날 때와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체조했다”고 소개했다.
아르마니는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 없이 “일종의 프로토콜을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공개된 공증 문서에 따르면 아르마니는 사망 이후 그룹을 계승할 상속인들이 지켜야 할 회사 경영 원칙과 일자리 보호 문제 등에 대해 이미 지침을 마련해 뒀다.
로이터 통신은 자녀가 없는 아르마니의 상속인으로 그의 여동생과 다른 가족 3명, 오랜 연인인 판탈레오 델로르코, 자선재단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마니는 1934년 밀라노 근교의 소도시에서 태어났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한동안 사진에 매료돼 사진 관련 일을 하기도 했으나 군복무를 마치고 백화점 직원으로 일하면서 패션과 인연을 맺었다. 1961년부터 10년간 이탈리아 유명 패션업체인 니노 체루티에서 남성복 디자이너로 본격적인 디자이너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4년 자신의 이름을 건 부티크를 낸 이후 여성복, 아이웨어, 시계, 인테리어, 향수, 화장품 등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군더더기 없는 남성용 수트로 패션계 화제를 모았다.
1980년대엔 여피풍의 옷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고,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에서 주연 배우 리처드 기어의 의상을 맡으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자신의 이름을 본뜬 아르마니그룹을 이끄는 그는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세계 최고 부자 순위 177위에 올랐다. 아르마니의 자산 가치는 114억 달러(약 15조7149억원)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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