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15일 여야 지도부는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접전 지역 총력전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금정으로 향했다. 한 대표의 부산행은 지난달 11일 첫 방문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다. 한 대표는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혈세낭비’ 발언도 재차 부각하며 “김 의원의 생각이 아닌 민주당이 금정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 의원은 김재윤 전 구청장이 병환으로 사망해 열린 보궐선거를 “혈세낭비”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한 대표는 이날 명태균씨가 공개해 파문이 확산한 김 여사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민 보시기에 안 좋은 일이 반복해서 생기고 있다. 국민 걱정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를 신속히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김 여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한 대표는 선거 당일까지 부산에 머물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부산 금정구는 9차례의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8차례 구청장으로 당선되는 등 보수 텃밭으로 분류된다. 정치권에서는 여기서 국민의힘이 지면 한 대표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본다. 신지호 전략부총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텃밭을 잃게 되면 한 대표 리더십에 대한 (당내에서의)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지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이변을 노리는 야권은 협공에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번 선거는 단순히 단체장을 뽑는 선거 아니라 나라를 살릴 기회”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정신이 번쩍 들도록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를 지원하러 온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선거 결과가) 정권의 종식을 앞당기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열세라고 생각했는데 많이 따라붙는 중이고, 용산발 악재도 있는 만큼 현장 분위기가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야3당(민주당·혁신당·진보당)이 경쟁 중인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날 ‘대장동 배임 의혹’ 재판 출석 때문에 지원 유세에 나서지 못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역 발전을 이끌 민주당의 충실한 일꾼을 선택해달라”며 “제가 다하지 못할 대표의 역할을 여러분이 함께해달라. 모든 연고자를 찾아달라”고 썼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방위 국정감사 질의를 마치고 곧장 영광으로 이동했다. 그는 장현 영광군수 후보 지원 유세에서 “번호만 보고 투표하는 과거와 결별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전남 선관위가 장세일 민주당 후보의 재산신고 누락 사실을 공고하자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선거법 위반 사유”라고 주장했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도 이날 종일 영광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특히 김 대표를 비롯한 진보당 유세단은 민주당 유세단과 같은 시간인 오후 5시 30분에 민주당 유세 장소에서 250m 떨어진 장소인 영광터미널에서 ‘유세 맞불’을 놓았다. 

전남 영광은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이번에는 접전 양상이다. 남도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7일과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석하 진보당 후보 35.0%, 장세일 민주당 후보 33.4%, 장현 조국당 후보 27.4%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 야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2026년 호남지역 지방선거의 미리 보기 버전”이라며 “결과에 따라 야권의 개편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는 강화군 전 지역을 하루 안에 도는 강행군을, 한연희 민주당 후보는 72시간 무수면 총력 유세를 진행 중이다. 또 안상수·김병연 무소속 후보도 ‘인물론’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에선 민주당 조상래 후보와 국민의힘 최봉의 후보,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 무소속 이성로 후보가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곡성읍에서 동시에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강화군수와 곡성군수 선거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수개표로 진행되는 만큼 당선자 윤곽은 16일 밤늦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오후 8시 투표 종료 후 수개표가 4~5시간 정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