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에 매출 17조6570억원, 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12개 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는데도 전체적으론 적자를 기록한 건 석유 사업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은 영업손실 616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7608억원이나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및 중국 석유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 마진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역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Oil(에쓰오일)은 8조8406억원 매출에 414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엔 1606억원 흑자였는데 적자로 전환했다. S-Oil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효과와 환율 하락과 같은 일회성 요인으로 정유 부문의 적자가 확대하면서 분기 실적은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정유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일 HD현대 공시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도 3분기 매출 7조5898억원과 영업손실 2681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4일 발표를 하는 GS칼텍스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정제마진 3분의 1로
4분기는 다소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이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1일 기준 6.35달러까지 올랐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9월 셋째 주 최저를 기록한 뒤 다시 상승하고 있어서 이런 흐름이라면 국내 정유사들 4분기 실적은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도 “아시아 정제마진은 제한된 공급여건 아래에서 계절적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말 항공유와 겨울철 난방유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OPEC+ 8개국이 감산 조치를 올 연말까지 한 달간 연장하기로 한 점도 유가 하락을 막는다는 점에서 정유사들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연간 실적은 2, 3분기 저조한 실적 탓으로 그리 좋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특히 3분기 정제마진이 너무 안 좋았다. 정유사별로 윤활유 등 다른 사업 상황에 따라 실적은 다르겠지만, 정유 부문 적자는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