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은 12일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1994년 3월 취역한 유콘함은 전장 206m, 전폭 29.6m, 배수량 3만1000t(톤) 규모 함정이다. 한화오션은 이 함정을 내년 4월까지 수리해 미국 해군 측에 다시 인도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앞서 지난 8월 28일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Wally Schirra)’ 함의 MRO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달엔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 제독(대장)이 거제조선소에 방문해 정비 중인 윌리 쉬라 함을 둘러보며 국내 조선소 MRO 사업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쾰러 제독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MRO 사업 추가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특수선 MRO사업 TFT 김대식 상무는 “한화오션이 미국의 태평양 함대 운영에 믿을 수 있는 동반자가 되고 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MRO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적기 인도를 통해 미국 해군 전력 증강과 함께 한미동맹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조선에 러브콜 보낸 트럼프
지난달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현재 미 잠수함의 약 30%가 수리 대기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입장에선 군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조선소에 손일 내밀 수밖에 없다. 우수한 건조 능력을 갖추면서도 군사 보안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내 조선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한국의 세계적 건조 군함과 선박의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열리기 시작하는 20조원 시장
한화오션은 함정 MRO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6월 한화시스템과 총 1억 달러(약 1380억원)를 투자해 미국 필라델피아주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조선사가 미국 조선소를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HD현대중공업 역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를 체결해 향후 5년간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 입찰에 공식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