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는 14일 발표한 ‘2025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 직전 전망(5월)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은 숫자다.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인 3.1%보다도 낮다.
KIEP가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미국 새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교역과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울러 KIEP는 내년부터 바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일부 이행되기 시작하면서 중국 경제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을 전제했다.
중국은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받을 견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악재까지 겪는 중이라 세계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IEP는 내년 중국의 성장률을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춰 4.1%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KIEP는 중국과 가까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0.1%포인트 내려 4.7%로 제시했다. 유로 지역의 내년 성장률도 0.3%포인트 내린 1.3%로 전망했다.
특히 KIEP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인상 등 대외 경제정책이 1기 때보다 빠르게 도입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정영식 실장은 “의회 하원까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1기 행정부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책 도입에 속도감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인선에서도 강경파가 많으면 속도가 더 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달러 강세 흐름은 내년 후반기로 갈수록 완화한다는 게 KIEP의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인상·법인세 감세·불법 이민 차단 정책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국채금리 상승 기대감을 높여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향후 미국 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트럼프 행정부도 정책 수위와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달러 강세는 약해질 것이란 이야기다.
정영식 실장은 “최근 달러당 1400원 수준의 환율은 세계적인 달러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원화는 유로화나 엔화보다 약세가 덜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강도 높은 정책이 시행될 것이란 불확실성이 지금 시장에 반영됐다고 보고, 이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실제 정책이 진행되면 우려처럼 강한 정책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강달러도 완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