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연수 취소하는 지방의회...의령군의회는 ‘외유성 출장’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인 의령군의회. JTBC 화면 캡쳐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인 의령군의회. JTBC 화면 캡쳐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속 부산 등 전국 지방의회가 잇따라 해외 공무 출장을 취소하고 있다. 하지만 경남 의령군의회는 김규찬 의장 등 군의원 10명 전원이 일본으로 4박 5일간 해외 출장을 떠나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부산 등 전국 기초와 광역의회 등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의회 구의원 10명은 19일부터 5박 6일간 일본 도쿄로 공무 국회 출장이 예정돼 있었지만 11일 취소했다. 이들은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등을 방문해 친환경 공원 개발 사례와 도시재생, 관광 활성화 방안 등을 살펴볼 예정이었다. 하지만 엄중한 현 시국 상황 등을 고려해 출장을 취소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진구도 같은 날 구의원 5명이 19일부터 4박 5일간 일정으로 일본으로 공무출장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취소했다. 여·야 의원 모두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에 동의해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역의회도 국외 출장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의장과 시의원 6명과 함께 16~20일 4박 5일 일정으로 태국 방콕시의회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광주시의회도 지난 5일 회의를 열어 연말 공무 국외출장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9일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상황에 긴밀하게 대응하고자 올해 회기 종료 후 계획한 확대의장단과 기획행정위원회 공무 국외출장 2건을 모두 취소했다. 확대의장단은 15일부터 20일까지, 초고령 사회 대응 및 경남 체류 외국인 정책 개발 등을 목적으로 호주로의 출장 계획을, 기획행정위원회는 같은 기간 청렴 및 인구정책 등 우수사례 벤치 마킹을 위해 싱가포르로 출장 계획을 각각 취소한 것이다.    

 
최 의장은 “정치적 혼란 속에서 ‘도민 대표기관’이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비상시국 상황에 긴밀하게 대응하고자 공무 국외출장을 취소했다”며 “도민 안정과 민생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경남도의회 청사 전경. 사진 경남도의회

경남 창원시 경남도의회 청사 전경. 사진 경남도의회

반면 의령군의회는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였다. 의령군의회 김규찬 의장 등 10명과 군의회 사무처 직원 6명은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국외 출장 중이다. 이들의 출장 경비는 1인당 280만원씩 총 2800만원으로 이 가운데 2326만원은 군의회 예산, 474만원은 의원 10명이 1인당 47만원 자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일본 도시 재생과 문화관광, 의료복지 등을 비교 사찰하면서 군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살피고 온다는 목적이지만 오사카 도톤보리 등 찾아가는 곳이 유명 관광지를 끼고 있어 ‘외유성 출장’ 논란을 빚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의령군지부는 성명을 내고 “국가 비상시국에 해외 출장이라니 정신 놓았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경남도의회는 모든 공무 국외 출장을 취소했고, 이것이 전국 전국적인 상황이다”며 “의령군의회는 국가 비상시국보다 국외 출장이 더 중했던 이유를 반드시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