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본업경쟁력 강화 전략과 수익성 개선 노력에 힘입어 2021년 1분기 이후 3년여 만에 분기 최대 성과를 달성했다. 뉴스1
이마트가 올 3분기 영업이익 1117억원을 올리며 2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회복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779억) 대비 43.4% 이상 성장했다. 지난 3월 정용진 회장 취임 이후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두고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다.
14일 이마트는 올해 3분기 매출 7조5085억원, 영업이익 1117억원을 기록(연결 기준)했다고 공시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을 넘긴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만이다. 주요 자회사를 뺀 이마트 별도 실적(할인점·트레이더스·전문점·에브리데이 포함) 기준으로 보면 매출 4조67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고, 영업이익(1228억원)도 11.4% 증가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별도 영업이익은 2020년 3분기 이후 분기 최대다.
영업이익 제고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내세운 이마트와 주요 자회사인 SKC컴퍼니(스타벅스), SSG닷컴에서 두드러졌다. 이마트 부문 내에선 트레이더스가 실적을 이끌었다. 할인점·전문점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트레이더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점은 상반기 2개 점이 계약 종료로 영업을 마무리했고, 소비 위축 등으로 매출이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물가가 이어지며 대용량 상품을 저마진으로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1~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871억원으로 전년 대비 85%가 늘었다.
스타벅스는 3분기 아이스 음료 매출이 늘고 운영 효율화로 이익률 개선에 힘써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66억(33%) 늘었다. SSG닷컴은 손실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 3분기 307억원의 적자에서 올해 3분기 165억원 적자로 손익을 개선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광고 수익이 늘고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을 줄인 효과”라며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76억원을 제외하면 218억원을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와 주요 계열사의 실적 반등은 올해 3월 회장으로 승진한 정용진 회장의 ‘수익성 의지’가 수치로 확인된 것이라는 게 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는 경영 의사 결정에 수익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매출 하락은 아쉬운 부분이다. 3분기 총 매출이 전년 대비 2.6% 감소한 것은 G마켓과 SSG닷컴 같은 이커머스 매출 부진 영향이 크다. G마켓 매출은 2257억원으로 전년 동기(2810억) 대비 19.7% 떨어졌고 SSG닷컴 매출도 4295억원에서 3905억원으로 9.1% 감소했다. G마켓의 경우 티몬·위메프 사태와 차이나커머스(C커머스) 경쟁 심화 등 오픈마켓 시장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것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사업 구조를 개편하며 수익성 개선으로 지속 성장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이날 SSG닷컴의 재무적투자자(FI) 교체가 완료됐다고 공시했다. 신규 투자자는 ‘올림푸스제일차’로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등 은행권 6곳과 증권사 4곳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지난 6월 신세계그룹은 기존 재무적투자자가 보유하던 30%의 SSG닷컴 보통주를 제3자에게 매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림푸스제일차는 기존 FI들이 갖고 있던 SSG닷컴의 지분 30%를 1조1500억원에 양수하기로 계약했다. 이번 양수도계약이 완료되면 SSG닷컴 지분은 (주)이마트가 45.6%, (주)신세계가 24.4%, 올림푸스제일차가 30%를 보유하게 된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