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음악인생 꿈꾸는 김범수, "25주년은 팬이 있어 가능했다"

가수 김범수는 데뷔 25주년을 맞아 영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을 공개하며 ″어쩌다보니 배우가 됐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영엔터테인먼트, 딜라잇컴퍼니주식회사

가수 김범수는 데뷔 25주년을 맞아 영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을 공개하며 ″어쩌다보니 배우가 됐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영엔터테인먼트, 딜라잇컴퍼니주식회사

“노래가 있어 내가 있었고, 팬이 있어 25년간 노래할 수 있었습니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영화’의 시작 문구다. 1999년 노래 ‘약속’으로 데뷔한 김범수는 올해 10년만의 정규 10집 ‘여행’을 발매하고 콘서트 실황 영화 등으로 25년을 자축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에서는 31일까지 기념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6일 영화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김범수는 “어쩌다 보니 배우가 됐다”고 웃으며 “25주년이 대단해서 자랑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변함없이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선물을 안겨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앨범부터 영화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는 지난 4월 서울, 부산, 호주, 캐나다 등 12개 도시 투어 ‘여행, 디 오리지널’의 무대를 스크린으로 담은 김범수의 첫 번째 공연 실황 영화다. 팬들이 직접 보내준 사연과 함께 김범수 대표곡인 ‘보고싶다’를 비롯해 ‘끝사랑’, ‘가슴에 지는 태양’, ‘하루’, ‘슬픔 활용법’, ‘위로’, ‘여행’, ‘나타나’ 등이 어우러진 전개가 인상적이다.

가수 김범수가 데뷔 25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의 한 장면. 사진 ㈜영엔터테인먼트, 딜라잇컴퍼니주식회사

가수 김범수가 데뷔 25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의 한 장면. 사진 ㈜영엔터테인먼트, 딜라잇컴퍼니주식회사

 
’여행’ 무대는 XR(확장 현실) 기법을 사용해 김범수가 바다에서 노래하는 듯한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언론시사회에 함께 참석한 고윤경 감독은 “무대 외 새로운 공간을 담아보고 싶었다.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 세븐틴과도 XR 작업을 했는데 김범수와의 작업이 가장 떨렸다. 노래에 몰입한 김범수의 연기력에도 놀랐다”고 말했다.

배우 이병헌은 노래 중간 등장하는 김범수의 팬 사연을 소개하는 내레이터로 힘을 보탰다. 김범수는 “이병헌의 결혼식 축가를 했던 인연으로 품앗이를 한 거다. 암 투병을 하고 치유가 됐다가 다시 암이 재발한 팬 이야기인데, 실제 내 오랜 팬이라 이 과정을 잘 알고 있었다. 이 팬의 사연만큼은 깊이 있는 목소리로 들려드리고 싶어 이병헌에 직접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영화엔 팬사랑이 남다른 김범수의 모습이 곳곳에 담겼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시대를 대변하는 가수가 되자’는 다짐으로 임하고 있다. 대중이 겪는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하겠다”고 강조했고, 팬이 보낸 사연에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가수 김범수가 데뷔 25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의 한 장면. 사진 ㈜영엔터테인먼트, 딜라잇컴퍼니주식회사

가수 김범수가 데뷔 25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의 한 장면. 사진 ㈜영엔터테인먼트, 딜라잇컴퍼니주식회사

 
김범수가 팬들에게 가장 미안했던 순간으론 5년 전 20주년 콘서트 첫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후두염으로 공연을 취소해야만 했던 일을 꼽았다. 그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 일이 있은 후,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토록 사랑했던 노래와 무대가 두려워지면서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또 최고의 보컬리스트라는 찬사도 부담이었고 ‘보고싶다’라는 히트곡이 족쇄처럼 느껴졌던 순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스트레스와 부담은 자신에게 냉정한 김범수의 성격에 기인한 것이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내 무대를 모니터했다. 그동안 내 모습을 보기 싫었다. 25년간 스스로 칭찬을 한 일도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올해부터는 달라지려 한다. 아주 작은 결과에도 칭찬해주는 습관을 길러보고 있다. 오늘만큼은 자신있게 ‘25년 잘 살았고, 올 한 해 잘 살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스스로를 격려했다.

김범수는 50주년을 맞이하는 것이 가수로서의 꿈이라고도 밝혔다. “25주년은 내 꿈의 반환점과 같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간 완벽한 음악인생은 아니었으나, 불필요한 것은 없었다. 지나고 보니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었다. 한 호흡 쉬고 50년까지 잘 흘러가보겠다”고 영화를 통해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