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모교에 붙은 탄핵 촉구 대자보 "부끄럽지 않은 학교 소망"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10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10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전국 고교·대학가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모교인 서울 명일여고에도 윤 대통령 부부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계엄 사태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집단행동이 대학가에 이어 고등학교로 번지는 분위기다. 김 여사는 1991년 2월 명일여고를 졸업했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명일여고 학생 일동'이라고 밝힌 이들은 전날(9일) 학교 안에 대자보 2건을 내걸었다. 명일여고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김건희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택시를 탈 때나 학교에서 행사를 나갈 때 우리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명일의 이름을 말한다"며 "당신께서 국정에 관여할수록, 대통령의 계엄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수록 우리는 더욱 명일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부디 민주적으로 양심적으로 행동해 우리 후배들이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졸업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통령 부부는 들으라'라는 제목의 다른 대자보를 통해선 "국민을 무시해도 사회가 돌아가는 것은 멍청해서가 아니다. 누구와는 달리 책임감의 무게를 알기 때문"이라며 "사회구성원으로서 노동과 경제를 짊어진 부모님이, 친구들이, 오늘의 나를 명일여고로 이끌어준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부부는 한겨울 길바닥에 앉아 올바름을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는 거세지고 역사는 깊어지며 단결은 견고해진다. 국민에게서 평화로운 낮과 걱정 없는 밤을 빼앗지 마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전국 고교에서 속속 나타나고 있다. 윤 대통령 모교인 서울 충암고의 학생회는 이날 SNS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된 행위였다"고 밝혔다. 이밖에 지난 6일 경남도교육청에서 '윤석열 탄핵' 기자회견을 연 경남 간디고 학생을 시작으로 인천여고·송곡여고 학생회 등이 시국 선언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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