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12년만의 리브랜딩을 통해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자주의 시그니처 색상인 올리브 그린과 오렌지 색상이 사무용품과 침구류에 반영됐다. 이수정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가 12년 만에 리브랜딩에 나선다. 내년 론칭 25주년을 맞아 한국적인 요소를 브랜드 곳곳에 도입해 ‘자주’만의 색깔을 입히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감성을 담은 무인양품과 실용적인 유럽형 홈퍼니싱을 내세운 이케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다이소 등 이미 경쟁이 뜨거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사이에서 자주의 시도가 소비자 눈길을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 한옥에서 자주 리브랜딩을 알리는 '자주앳홈 SS2025 전시'를 열고 새로운 콘셉트의 자주 제품을 선보였다. 자주는 2010년 이마트의 PB(자체 브랜드)였던 ‘자연주의’를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인수해 2012년 자주로 브랜드를 바꾸고, 생활용품·의류·침구·인테리어가구 등으로 상품군을 넓혀왔다.
회사는 자주의 리브랜딩에서 “가장 한국적인 요소로 승부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무채색과 무난한 패턴 제품을 개발했다면 내년부터는 한국 전통적인 패턴과 색상을 입힌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인다. 이혜미 자주 패션디자인실장은 “한국의 자연과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틸블루·올리브그린·오렌지 색상을 대표 색으로 활용하고, 콩깍지와 숯, 말린 고추를 활용한 패턴을 곳곳에 입혔다”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12년만의 리브랜딩을 통해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이수정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12년만의 리브랜딩을 통해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한국인의 생활 습관을 고려한 제품들도 내놓는다. 인덕션 사용자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인덕션 사용 가능 뚝배기를 내놓고, 칼과 도마보다 간편한 가위를 찾는 주방 트렌드에 따라 야채용 가위, 고기용 가위 등 주방가위를 4종으로 세분화하는 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본 문화를 반영한 타사 국자는 크기가 작아 한 번에 한국인 한 끼 국물량을 담지 못한다”며 “사소하지만, 한국인이 한국에서 구매할 때 가장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12년만의 리브랜딩을 통해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이수정 기자
지난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35.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가구 수는 2041년까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생활용품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높은 셈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지난해 ‘홈퍼니싱 시장의 현주소’ 보고서에서 향후 국내 홈퍼니싱 시장 성장을 이끌 세 가지 요소로 인구 구조 변화, 국민소득 증가,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꼽았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을 때 주거 공간 꾸미기에 대한 관심도 커져 홈퍼니싱 시장이 함께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3745달러다.
한국 홈퍼니싱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는 전 세계 브랜드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의 양품계획과 롯데쇼핑의 합작사인 무지코리아(브랜드 무인양품)는 지난 회계연도(지난해 9월~올해 8월)에 매출 1805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20%, 300% 이상 성장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올해 한국 진출 10년을 맞은 스웨덴 브랜드 이케아는 한국에서 9000여 종 이상의 가구 및 홈 액세서리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이케아’로 불리는 니토리도 지난해 한국 시장 진출 후 수도권에 5개 오프라인 매장을 냈고,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10월 ‘무신사스탠다드 홈’을 론칭하며 생활용품 시장에 뛰어들 정도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이소는 신세계·롯데 등 대형 쇼핑몰에 입점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일본 라이프스타일브랜드 '니토리'가 인천시 연수구에 800평 규모에 달하는 국내 4호점을 오픈했다. 뉴스1
지난해 약 3000억원의 매출(증권사 추정)을 기록한 자주는 전국 255개(6월 기준)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타 브랜드와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주 관계자는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군은 늘리고 오프라인 특화 매장을 강화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