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명 '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 암수 한 쌍이 꼬리를 맞대고 날아다니며 3일 내내 교미하고 다녀 러브버그라는 이름이 붙었다. 징그러운 생김새와 달리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니다. 사람을 물거나 해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썩은 나뭇잎 등에 서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해 주는 익충에 가깝다. 사진은 20일 서울 도심에 출몰한 러브버그의 모습. 뉴스1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살충제는 잠시 멈추고 자연을 지켜주세요'를 주제로 곤충의 생태와 대처 요령을 알리는 영상을 제작·배포한다. 영상은 지하철 등 공공 매체를 통해 5월 초 동양하루살이, 6월 초 붉은등우단털파리의 출몰 시기에 맞춰 송출될 예정이다. 생태적 특징과 도심 대발생 원인, 시민 대처 방법이 포함된다.
팅커벨, 러브버그로 불리는 이들 곤충은 최근 몇 년간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붉은등우단털파리 관련 민원은 2022년 4418건, 2023년 5600건, 2024년 9296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차량에 달라붙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거나 사체가 차량 부식을 유발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2월 '유행성 생활불쾌곤충 통합관리계획'을 마련했다. 3월에는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됐다. 다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익충을 무분별하게 방제할 경우 생태계 균형이 깨지고 다른 곤충의 대량 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 조례안은 지난해 같은 이유로 시의회에서 한 차례 보류된 바 있다.

불빛에 모여든 동양하루살이. 사진 남양주시
서울시는 이번 홍보 영상을 통해 곤충이 해충이 아닌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점을 시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실천 가능한 행동 가이드도 함께 제시한다. 조명 밝기 줄이기, 불빛 주변 끈끈이 패드 설치, 출입문 틈새 및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색 옷 착용 등이 주요 권장 사항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곤충들의 활동이 7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출몰 규모에 따라 홍보 영상 송출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름철 대발생 곤충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익충이라는 걸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라며 "환경 단체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시민들도 이 곤충들의 특성을 알고 대처하라는 취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