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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호 기자
충남 아산 출신으로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고(故) 이어령 선생을 기념하기 위한 문학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충남도의회 김응규(아산2·국민의힘) 의원은 문화계 전문가, 동료 의원 등과 함께 최근 ‘이어령 문학관 건립을 위한 연구 모임’을 만들었다. 연구모임은 지난 6일 아산교육지원청에서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와 3차 회의를 열고 문학관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연구모임에는 대학교수와 전직 교장, 역사학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1933년(호적상 1934년 출생) 충남 아산에서 출생한 이어령 선생은 문학평론가와 언론인·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으로 불렸다. 그는 변화의 시기마다 시대 정신과 문화적 방향성을 짚어내고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며 어려 분야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날 보고회에서 순천향대 박동성 아산학연구소장은 ‘이어령 문학관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이어령 선생의 문학적 성취, 문학관 관립을 위한 법률적 검토 사항, 후보지 적합도 분석 등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문학관 건립 후보지로는 이 선생의 생가와 주변, 순천향대, 작품의 배경인 청댕이고개 인근, 아산문화공원 등이 꼽힌다.
연구모임은 문학관 전시 구성과 교육 프로그램, 수집 자료 활용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미디어와의 접목 방식을 논의했다. 이 선생 사상이나 철학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전시기법을 사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어령 문학관 건립에는 490억원 정도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연구모임은 전망하고 있다. 연구모임은 내년 초 문학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법인을 설립하고 입지선정위원회 등도 만들기로 했다.
김응규 도의원은 “이어령 문학관은 단순히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공간을 넘어 선생이 강조했던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며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소통하는 문화적 플랫폼을 자리 잡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이어령 문학관 건립 계획을 구체화할 방침”이라며 “문학관을 충남 지역의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로 만드는 데도 도의회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경귀 전 아산시장은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이어령 선생 유족을 만나 그를 기념하는 창조관(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당시 박 전 시장은 “이어령 선생의 저서 ‘흙 속에서 저 바람 속에’를 읽고 한국 최고의 지성으로 존경하게 됐다”며 “충무공 이순신, 고불 맹사성과 함께 아산이 보유한 역사적 인물이자 자산인 이어령 선생의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산시는 올해 충남도에서 1억원을 지원받아 창조관 건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