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는 오는 24일 ‘내란극복을 위한 의학교육 정상화 방안 대토론회’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며 좌장으로 강희경 교수를 선정했다. 이어 의협 비대위와 오주환 서울의대 교수(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 위원)를 토론회 발제자로 초청했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강 교수가 선거운동에 의협 비대위를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의사 단체 대화방에서 “차기 의협 회장 후보가 특정 정당과 연계하여 본인이 좌장을 맡는 토론회에 의협 비대위를 마음대로 끼워 넣은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 계획안이지만 참여하는 단체와 미리 논의하고 집어넣는 것이 예의다”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 공문은 매우 부적절하고 무례한 공문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현재 의협 회장 후보인 강희경 후보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렇게 불공정하고 부적절한 토론회(안)에 깊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희경 교수는 통화에서 “후보 1인이 주관하는 행사에 의협 단위의 참여는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문은 의협에서 요청해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지난 주말 박 비대위원장에게 개인적으로 연락 했지만 닿지 않아 의협에 연락했다. (의협이) 공문을 보내달라고 해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의협 회장 선거는 처음이어서 불편해하실 거란 상상은 못 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토론회가 전공의·의대생이 돌아올 수 있는 출구전략을 만드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토론회에 의사단체 대표들과 전공의·의대생과 의대생 학부모·교육부·보건복지부 등을 한 자리에 모을 예정이다. 탄핵 정국에 묻힌 의료대란 사태의 해결을 공론화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유일한 법정 의사단체인 의협이 토론회 참석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이러한 계획도 다소 힘이 빠졌다. 이와 관련 강청희 민주당 보건의료특위원장은 통화에서 “의협 비대위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공론장에 나와 할 말을 해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발언할 기회를 제공했는데, 의협 비대위가 안 나온다고 하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의협 비대위가 불참 의사를 표한 만큼 의협 소속 누구든 발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