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현대차그룹은 내년 초 준공식을 앞둔 조지아주 동부의 새 공장 ‘메타플랜트’를 전기차 전용 생산 기지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와 함께 보조금 폐지라는 난관이 생겼다. 블룸버그 등은 세액 공제가 폐지되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연 31만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1개 분기 판매량(올해 3분기 34만대)에 맞먹는 양이다. 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전기차 판매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로 제네럴모터스(GM)와 현대차를 지목했다.
현대차그룹은 ‘유연한 대응’을 위해 준비해왔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에서 하이브리드차량도 생산할 방침이다. 우정엽 현대차 글로벌정책전략실장은 지난달 미국 대선 직후 산업부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믹스(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병행 생산 비율)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도 지난 8월 투자자 설명회 후 기자 질의에서 “메타플랜트 최대 생산 능력(50만대)의 약 3분의 1까지 하이브리드에 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 미 하이브리드 점유율 4위
한편 전기차 세액공제 중단 가능성에도 테슬라 주가는 연일 상승세다. 16일 뉴욕 증시에서도 테슬라 주가는 6% 넘게 올랐다. 트럼프 2기에서 전기차 시장 정체로 테슬라가 입을 피해보다 자율주행 규제 완화에 따른 테슬라의 이익이 더 클 거라는 시장 판단 때문이다. 웨드부스증권 다니엘 아이브스 테크 리서치 총괄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엄청난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전기차 보조금 축소에 따른 타격은 테슬라보다는 다른 회사들에 더 클 것”이라며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게다가 75억 달러에 이르는 충전소 보급 예산마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줄어든다면 테슬라의 ‘수퍼차저’가 시장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퍼차저만의 충전 네트워크가 결국 테슬라 판매에 도움이 될 수 있다”(뉴욕타임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