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9월 21일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 가량의 대형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도로에서 배수 지원을 하던 삼락119안전센터 배수 차량과 5톤 트럭이 빠졌다. 사진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1일부터 20일간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부산교통공사 관리·감독 소홀 틈타 시공사 부실 공사
또 교통공사 관리관은 차수 공사의 문제점을 알고도 추가 사업비 확보가 곤란하다는 등 이유로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건설사업관리단이 마련한 대책이 적정한지, 제대로 이행되는지에 대한 지도 점검도 소홀히 했다.
교통공사의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시공사와 건설관리사업단은 안전관리계획서 규정과 다르게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면 흙막이 가시설 공사를 할 때 엄지 말뚝을 설치하지 않거나, 목재 토류판 고정을 미흡하게 하는 등 안전관리계획을 이행하지 않았다. 또 배수로 접합부 마감을 기준에 맞지 않게 시공해 유수 흐름에 지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공사 하부에 시공된 강판 차수벽이 압력 차이로 유실됐고, 땅꺼짐이 더욱 커졌다는 게 부산시의 판단이다.
이 외에도 교통공사는 안전관리만 맡아야 하는 기술인에게 원가·공정 관리 업무를 맡겨 안전관리 업무에 소홀하게 했다.
이에 시 감사위원회는 부산교통공사 직원 33명에게 훈계·주의 조치를, 11억5900만원의 설계 변경 감액 조치를 요구했다.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에는 벌점을 부과하라고 통보했다.
윤희연 부산시 감사위원장은 “이번 감사를 통해 땅꺼짐 사고 원인이 집중호우 등 외부요인 이외에도 공사 과정에서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의 품질·안전·시공관리에 일부 과실 및 위반사항이 있었음을 드러났다”며 “앞으로 부산교통공사의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3일 오전 사상구 학장동의 한 횡단보도에서 가로 5m 세로 3m 깊이 4.5m 크기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사진 부산경찰청
사상~하단선 착공 후 총 14차례 땅꺼짐…2026년 개통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은 2호선 사상역에서 1호선 하단역까지 총연장 6.9㎞에 7개 정거장 규모로, 2026년 말 개통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