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 주택대출, 매일 2시간 휴가…‘가족친화’ 우수기업 18곳 선정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의 한 여성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생아를 보살피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의 한 여성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생아를 보살피고 있다. 뉴스1

 
“회사의 ‘무이자 주택 대출’ 덕분에 대출이자 부담 없이 집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또 자율 시차출퇴근제와 양육비·학자금 지원 같은 복지 혜택 덕분에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중소기업 슈프리마에 다니는 해외영업지원팀 이모씨의 말이다. 슈프리마는 임직원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무이자 주택 대출(최대 5억 원) ▶주 4.5일 근무제 ▶생활안정자금 매월 30만원 지원(최대 2년) 등의 복지제도를 운용 중이다. 직원 이씨는 “회사가 가정의 소중한 순간을 존중해준다는 점이 큰 행복인 것 같다”고 말한다.  

18일 여성가족부는 이와 같은 ‘가족친화 우수기업’ 18곳에 표창을 수여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가족친화인증제’는 자녀 출산·양육·교육 지원,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임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힘쓰는 기업 및 공공기관에 대해 정부가 심사를 거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로, 2008년 도입됐다. 이달 기준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기업·기관은 총 6502개로, 지난해보다 591개 늘었다. 이중 중소기업은 4552개로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이날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발표된 총 18곳의 우수기업 중 대통령표창 대상으로는 슈프리마와 함께 대홍기획,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등 3곳이 뽑혔다. 대홍기획은 첫째·둘째 아이 출산 시 모두 30만원이던 출산지원금을 각각 50만원, 200만원으로 올렸고, 태아보험료와 난임시술 지원금 대상을 남성 직원까지 확대했다. 무이자 주택 자금 대출과 자녀 입학·출산·간병 등을 사유로 받을 수 있는 1% 저금리 생활안정자금 대출도 지원하고 있다. 이곳 전략2팀 직원 이모씨는 “임신 때 태아보험료 지원이나 출산축하금, 육아휴직 첫 달 월급 보전 등은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부분인데도 회사가 지원해준 덕분에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었다”며 “회사와 함께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준비할 수 있었고, 일과 가정 모두에서 안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인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은 8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에게 특별유급휴가(36개월 동안 매일 2시간씩 휴가)를 지원하고, 만 12세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 대상 근로시간 20% 단축제도도 마련했다. 이런 제도 덕분에 직원들은 “자녀 양육에 가장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제공받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경영기획실 최모씨)고 말한다.  


이 밖에도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에 노력한 롯데멤버스, 대신정기화물자동차, 태조엔지니어링, 인천관광공사, 충청북도 등 5곳은 국무총리표창을, 씨제이제일제당 등 10곳은 장관표창을 받는다.  

정부는 보다 많은 기업에 가족친화 경영이 확산되도록 인증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신설하고 있다. 올해는 방송광고 송출비 감면, 은행 대출금리 할인(0.5%), 신용보증기금 보증료 감면 등 새로운 혜택을 발굴했고, 내년부터는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중소기업에는 세무조사를 유예해준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가족친화 인증기업은 미인증 기업보다 육아휴직 활용률이 높고, 이직률 감소 등 긍정적 성과가 있다”며 “가족친화 경영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가족친화인증기업에 대해 관세조사 유예 등 기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을 확대해 저출생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