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필리 조선소 인수 최종완료...국내 기업 첫 미국에 거점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인수를 위한 제반절차를 최종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 한화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인수를 위한 제반절차를 최종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 한화

한화그룹이 미국 내 조선소 인수를 마무리했다. 국내 기업이 미국 조선소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북미 조선 및 방산 시장에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며, 글로벌 해양 산업 내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인수를 위한 제반 절차를 최종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인수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참여했다. 인수 금액은 1억달러(1448억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7일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조선 기술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미국 정부도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지지를 보였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 교역 통제국(DDTC)의 승인은 1차에서 신속하게 확정됐다. 이를 통해 지난 6월 20일 모회사 노르웨이 아커와 본 계약을 체결한 후 6개월 만에 절차가 완료됐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의 생산 역량과 시장 경험을 기반으로 북미 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친환경 선박 기술과 생산 자동화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방침이다. 한화시스템도 자율운항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선박 개발을 지원하며, 통합제어장치와 선박 자동제어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일부 도입해 조선소의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필리 조선소는 1860년대 미국 해군의 발상지인 필라델피아에 건립된 미국 해군의 첫 조선소다. 제2차 세계대전 시절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지만, 1980년대 들어서 제조업 기반이 해외로 이전하며 쇠락기를 맞았다. 경영난이 심해지며 결국 1995년 폐쇄된 후 노르웨이 에너지 회사인 아커에 인수됐다. 아커는 조선소를 다시 열어 운영했지만, 경영난이 이어지며 결국 올해 매물로 내놓게 됐다. 향후 필리 조선소는 미국 해군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MRO) 사업의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필리 조선소 인수는 한화그룹이 글로벌 해양 방산 산업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최고의 기술력과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