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4위 베트남은 21일(한국시간) 베트남 푸토비엣찌의푸토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최종 4차전에서 미얀마(169위)를 5-0으로 완파했다. 베트남은 전반을 0-0으로 마쳤으나 후반전에 다섯 골을 몰아치며 '골 잔치'를 벌였다.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성적 3승 1무로 승점 10을 쌓은 베트남은 B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현지시간 26일 A조 2위 싱가포르와 4강 1차전을 치른다.
2년 주기로 열리는 미쓰비시컵은 동남아 최고 권위의 축구대항전이다. 참가 10개국의 FIFA 랭킹은 거의 다 100~200위 사이로 국제무대에선 약팀에 속하지만, 엇비슷한 전력을 지닌 팀들끼리 맞붙다 보니 열기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못지않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린다.
한국 팬들에게도 미쓰비시컵은 친숙하다. 스즈키컵(미쓰비시컵의 전신) 시절이던 2018년 박항서(65) 감독이 이끈 베트남이 우승한 이력이 있다. 박 감독이 베트남 지휘봉을 잡고 경쟁력을 끌어 올린 덕분에 동남아 축구계에선 한국인 사령탑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 이번 대회는 10개국이 5개국씩 두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이 4강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이번 대회엔 베트남의 김상식 감독,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 라오스의 하혁준 감독까지 3명의 한국인 사령탑이 B조에서 경쟁해 관심을 끌었으나 김 감독의 베트남만이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이날 박항서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옛 제자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수적 열세로 싸운 끝에 필리핀(150위)에 0-1로 졌다.
2020년 대회 준우승팀 인도네시아는 1승 1무 2패로 승점 4에 그쳤고, B조 3위에 머무르면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필리핀은 인도네시아를 잡고 승점 6을 기록하며 조 2위를 차지했다. 미얀마의 결과를 지켜봐야 했던 필리핀은 인도네시아를 잡고 극적으로 4강에 올랐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4강에 오른 필리핀은 오는 27일 A조 1위인 태국(4승·승점 12)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하혁준 감독의 라오스는 조별리그 2무 2패(승점 2)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