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예정 마일리지, 취약계층 돕는 '핫팩' 등으로 변신

서울시 공무원이 공무상 출장으로 적립된 공적 마일리지 중 미사용된 약 120만 마일리지가 취약계층을 위한 겨울나기 선물로 변신했다. 서울시는 직원들이 직접 기부한 미사용 마일리지를 활용해 독거노인, 은둔ㆍ고립 청년 등 취약계층을 위한 생필품 730여 점을 구매해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에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 공적 마일리지를 활용한 첫 사회공헌 사례다. 공적 마일리지 기부는 퇴직 예정자와 2년 이내 소멸예정인 마일리지를 보유한 직원 중심으로 이뤄졌다.  
 
'의미 없이 쌓여있던 마일리지, 핫팩으로 변신’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된 성탄 트리가 불을 밝히고 있다. 리본과 촛불로 성탄 트리를 장식했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성탄트리는 내년 1월 1일까지 불을 밝힐 예정이다. 김상선 기자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된 성탄 트리가 불을 밝히고 있다. 리본과 촛불로 성탄 트리를 장식했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성탄트리는 내년 1월 1일까지 불을 밝힐 예정이다. 김상선 기자

공적 마일리지는 정부 규정 등에 따라 공무 출장 시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거나 좌석 승급 등에 우선 사용돼야 한다. 하지만 보유 마일리지가 부족하거나 예약 가능 좌석 제한 등으로 실제 사용이 어려울 때가 많았다. 이런 이유로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만료돼 소멸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2021~2023년) 서울시 공무원이 제때 쓰지 못해 소멸한 공적 마일리지는 총 464만5169마일에 이른다.  

이는 정부가 2006년부터 공적 항공 마일리지 활용처를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승급’ 등 용도로만 제한한 탓도 있다. 서울시가 공적 마일리지를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게 된 이유다. 때마침 지난 7월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적 항공마일리지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개선 방안’을 내놓으면서, 관련 근거도 마련됐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대한항공 항공기 모습.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대한항공 항공기 모습. [연합뉴스]

기부에 참여한 직원 마일리지는 각 항공사 마일리지 몰에서 수건·핫팩·세제 등 위생용품과 방한용품 등을 구매하는 데 활용됐고, 이를 통해 약 1200만원 상당 생필품이 모였다. 기부된 물품은 서울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에 전달된다. 시는 이번 기부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소멸 예정 항공마일리지 기부를 상시화하고, 지속 가능한 나눔 활동을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이동률 서울시 행정국장은 “앞으로도 서울시는 소멸 예정인 항공 마일리지를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