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 3분기에만 매출 3조5520억원, 영업이익 1조4614억원을 벌어들였다. HMM이 한 분기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낸 건 코로나19 특수가 있던 2022년 이후 처음이다.
4분기 운임도 고공행진

HMM, 국내 첫 LNG 추진 컨테이너선을 도입했다. 부산 HJ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개최된 'HMM 오션호'(HMM Ocean)와 'HMM 스카이호'(HMM Sky) 명명식 행사장에서 김경배 HMM 사장, 안젤리키 프란고우 나비오스마리타임 회장, 유상철 HJ중공업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HMM
비상계엄 여파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값이 치솟는 여건도 HMM에는 호재다. 해운 운임을 달러로 받기 때문이다. HMM은14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보유하고 있어 달러가치 증대 효과도 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불어난 몸값, HMM 누가 살 수 있나
덩치가 크다 보니 인수 후보군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2월 매각 협상 결렬 당시 우선 인수협상자였던 하림그룹의 인수 희망가격은 6조4000억원이었다. HMM 대주주들이 재매각에 나설 경우 HMM 몸값은 8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게 해운업계 시각이다.

고운임이 지속되면서 HMM의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HMM 재매각을 위해서는 대주주 2곳의 지분율을 낮추고 매각 이후 경영 참여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HMM 경영권 간섭 의지는 올해 초 하림 측과 채권단 사이 협상이 결렬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공사 측은 주주 간 계약에 정부 측 사외이사 지명 권한, 일정 기간 지분 매각 금지 등의 조항을 담으려 한 바 있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HMM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통해 전체 주주들의 주식을 비율대로 사들이면, 산은·해진공도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는 한편 매각 대상 주식 수를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MM 관계자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 시기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