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모방한 대회가 중국에서 유행한 가운데, 빚진 사람들을 노리는 사기꾼들이 극성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이터는 이날 '중국 사기꾼, 오징어 게임에서 힌트 얻어 빚진 자를 노린다'는 기사에서 한국의 인기 드라마를 모방한 중국의 신종 사기붐을 조명했다. 원작에선 막대한 상금을 받으려고 사연 있는 참가자들이 게임에 참여한다. 이기면 돈방석에 앉지만, 지면 목숨까지 잃는다. 

이런 컨셉과 비슷하게 중국에선 지난해 틱톡 등 SNS에 '격리 챌린지'가 유행했다. 격리챌린지는 주로 빚이 많은 이들에게 "상금으로 빚을 갚으라"며 참가자를 모집한 뒤 일정 기간 방에 격리했다. 규정을 모두 지켜 격리에 성공하면 상금 100만 위안(약 2억원)을 줬다. 하지만 주최 측이 참가자가 규정을 어겼다며 상금을 주지 않아 소송까지 걸리기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에서 열린 일부 오징어게임 대회는 화장실 사용시간이 15분 이내일 것, 알람 시계를 하루에 두 번 이상 만지지 말 것 등 여러 규정을 뒀다. 많은 선수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참가했다가 규정을 어겨 탈락했다.

문제는 규정을 지킨 참가자에게도 상금을 주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중국 산둥(山東)성 지방법원은 중국판 오징어게임 주최 측에 "참가자 쑨(孫) 모 씨의 참가비 5400위안(108만원)을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해당 대회 규칙은 불공정했으며 공공질서와 미풍양속에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쑨 씨는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고 ▶전자기기를 쓰지 않으며 ▶외부와 접촉하지 말라는 대회 규칙을 지켜 30일간 격리 챌린지에서 생존했다. 원래대로라면 그는 25만 위안(약 5000만원)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대회 3일 차에 쑨이 베개로 얼굴을 가려서 '얼굴을 가리지 말 것'이라는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상금을 주지 않았다. 결국 쑨은 주최 측에 반발해 소송을 걸었다. 

 
이와 관련, 중국 인터넷을 규제하는 중국 사이버 관리국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중국 금융 규제 당국은 참가하면 빚을 갚을 수 있다면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격리 챌린지 등은 의심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