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쓰시마서 도난 불상, 日에 반환한다…"내년 5월 이후"

12년 전 한국인 절도단이 일본 절에서 훔쳐 한국으로 밀반입했던 고려 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이 내년 5월 이후 일본에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불상의 소유권을 주장해온 부석사(충난 서산)의 주지인 원우 스님은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 섬(対馬島)의 사찰인 간논지(観音寺)에 불상 반환과 관련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전날 표명했다.

2012년 10월 한국인 절도단이 일본 쓰시마 섬의 간논지에서 훔친 금동관음보살좌상. 현재 대전의 국립문화재연구원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연합뉴스

2012년 10월 한국인 절도단이 일본 쓰시마 섬의 간논지에서 훔친 금동관음보살좌상. 현재 대전의 국립문화재연구원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연합뉴스

한때 한·일 관계를 냉각시켰던 '쓰시마 불상 도난 사건'은 2012년 10월 3일 한국인 절도단이 쓰시마에 입도하면서 시작됐다. 절도다는 사흘간 섬을 돌며 훔쳐 지역 신사와 사찰에 있던 불상 2점을 훔쳤다. 가이진(海神) 신사의 동조여래입상, 간논지의 금동관음보살좌상이 그 대상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이들은 불상을 밀매하려다 그해 12월 경찰에 검거됐는데, 회수된 불상 중 금동관음보살좌상에 대해선 부석사가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일본 측과 소유권 다툼이 시작됐다. 당시 부석사 측은 "원래 부석사에 봉안된 불상을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 사이 왜구가 약탈해 갔다"며 "일본에 반환하지 말고 부석사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께 밀반입됐던 동조여래입상은 한국에서 소유권을 주장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유네스코 협약에 따라 2015년 일본에 반환했다. 하지만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두곤 "불상을 일본에 반환해선 안 된다"는 불교계와 여론의 반발로 그간 대전의 국립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보관돼왔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2017년 1월 대전지방법원이 "불상 소유권은 부석사에 있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2023년 2월 대전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고 간논지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간논지의 손을 들어주면서 소유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이후 부석사 측도 판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반환에 앞서 부석사로 불상을 옮긴 뒤, 100일 간 불상을 위한 '법요(불교 의식)'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지난 9월 밝혔다. 이에 간논지 측도 "확실한 반환"을 전제로 이를 허락했다고 한다. 

부석사는 내년 2월 중순쯤 법요를 시작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우 5월 말이 돼야 의식이 끝나기 때문에 간논지 측에 불상이 전달되는 시점은 내년 6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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