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한국 국회에서 대통령을 탄핵한 지 2주도 지나지 않아 권력 서열 2위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축출하기로 했다”며 “한국의 리더십 위기가 심화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한 권한대행의 탄핵은) 한국의 정치적 공백을 장기화했다”며 “한국이 임시 지도자를 탄핵한 첫 사례다.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한국)에서 누가 정부와 군을 책임지고 있는지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BBC도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 통과를 속보로 전하며 “정치적 교착 상태와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탄핵은 한국의 심화된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양당 협력의 실패를 반영한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권한대행인 총리까지 탄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행정 당국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권한을 이양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표결에 앞서 최 부총리는 한 대행에 대한 탄핵안 재고를 요청하며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행정부의 역량이 위축되고 결국 각료의 존재 의미가 없어진다”고 호소했었다.
한국의 외교·경제에 대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 권한대행의 탄핵으로 인해 고위 외교 활동이 중단되고 금융 시장을 뒤흔드는 정치적 마비 상태가 심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도 “한 권한대행의 탄핵은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국제적 이미지를 손상시켰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통신도 “정치적 혼란은 내년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험을 악화시킨다”며 “반도체 수요 감소로 수출 시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와 그의 보호주의 정책에 대응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탄핵안 가결 직후 0.6% 추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도 “기업 환경과 소비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원화 가치가 2009년 3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일부 외신은 여당이 ‘원천 무효’라고 반대하는 이날 탄핵안 표결 기준(재적의원의 과반)에 주목했다. 닛케이는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총리의 탄핵소추는 전례가 없고 명확한 규정도 없다”며 “(표결 전) 야당은 과반수, 여당은 3분의 2 이상을 주장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