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97%냐, 8%냐…'매년 3만명' 위암, 결국 검진에 달렸다

고창석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왼쪽 두번째)가 진행성 위암을 진단받은 고령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고창석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왼쪽 두번째)가 진행성 위암을 진단받은 고령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암세포가 발생 부위에만 몰려 있으면 국한, 주변에 번졌으면 '국소 진행', 떨어져 있는 장기로 갔으면 원격 전이로 부른다. 일반적 병기(1~4기)로 따지면 국한은 1기와 일부 2기, 국소 진행은 2기 일부와 3기, 원격 전이는 4기로 보면 된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암인 위암의 70%가 국한 상태에서 발견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는 27일 위·대장·유방암의 병기별 발생 현황을 공개했다. 2022년 위암 진단을 받은 2만 9487명 중 병기가 확인된 환자의 69.8%가 국한에 해당했다. 전년보다 0.2%p 올랐다. 병기 확인을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높다. 2005년보다 18.2%p 뛰었다. 

 2018~2022년 위암 환자 중 국한 상태로 진단된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97.4%이다. 일부를 제외하면 의학적으로 완치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국한 상태 비율이 올라가는 이유는 국가 암 검진 덕분이다. 위암 검진 대상자 중 검사를 받은 수검률이 2023년 77.5%(2002년 75.2%)로 2001년 이후 가장 높다. 40세 이상 남녀가 2년마다 위암 검진을 받게 돼 있다. 


 위암 검진에서 빨리 암을 발견하니까 전이되지 않은 국한 상태로 나온다. 대개 수술로 암 부위를 잘라낸다. 조기 발견 덕분에 생존율이 100%에 가깝다. 

 대장·유방암도 위암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2022년 대장암 환자(3만 3158명) 중 병기가 확인된 환자의 42.9%가 국한 상태에서 발견됐다. 대장암은 다른 것과 달리 암으로 진단하기 이전의 상피내암, 소위 0기 암이 유독 많다. 상피내암 단계에서 잘라내면 암으로 가지 않는다. 2022년 상피내암과 국한 상태 환자가 그해 대장암 발병 환자의 54.9%에 해당한다. 2005년보다 18.5%p 늘었다. 

 국한 상태에서 발견된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4%이다. 위암에 거의 육박한다.  

 대장암도 국가 암 검진 대상이다. 2023년 수검률이 70.7%에 달한다. 대장암 수검률도 위암처럼 상승 곡선을 그려 왔고 국한 비율도 같이 올랐다. 

 유방암 환자의 64.7%가 국한 상태 환자이다. 2005년보다 9.9%p 증가했다. 유방암 수검률도 계속 증가해 온 점과 일치한다. 유방암은 국한 상태에서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99.1%에 달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전부 의학적으로 완치된다고 볼 수 있다. 

 세 가지 암 모두 국한 상태를 넘으면 생존율이 뚝 떨어진다. 국소 진행 단계로 발견된 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2%, 대장암은 82.1%, 유방암은 93%이다.

 원격 전이 상태면 더 떨어진다. 위암은 7.5%, 대장암은 20.6%, 유방암은 49%이다. 

 정규원 국립암센터 암등록감시부장은 "같은 암이라도 국한 상태로 조기에 발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러려면 국가 암 검진을 반드시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한다. 

[그래픽] 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최근 5년간 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2.9%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국립암센터 등 전국 암 등록 본부와 병원 194곳 등을 통해 수집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26일 발표했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그래픽] 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최근 5년간 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2.9%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국립암센터 등 전국 암 등록 본부와 병원 194곳 등을 통해 수집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26일 발표했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한국인은 위암에 많이 걸리지만, 치료 성적이 우수하다. 국립암센터가 주요 8개국의 위·대장·유방암의 발생과 사망을 비교했다. 인구 10만명당 위암 발생률은 26.8명으로 일본(27.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발생률 대비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을 비교하면 한국은 0.24로 일본(0.26)보다 낮다. 8개국 중에서 가장 낮다. 미국 0.4, 영국 0.64이다. 

 대장암도 0.27로 가장 낮다. 일본(0.31), 독일(0.29), 미국 (0.35)보다 낮다. 유방암도 0.08로 가장 낮다. 독일이 0.21로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