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상고온의 여파가 겨울철 과일 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딸기와 감귤 등 겨울에 즐겨 먹는 제철 과일들의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오른 것이다.
겨울에 가장 즐겨 먹는 감귤은 물가 상승폭이 더 가파르다. 노지 감귤(M과)의 가격은 10개 기준 4290원으로 평년(2901원)보다 1.5배 가까이 비싸졌다. 지난해(3853원)보다는 11.3% 올랐다.
길어진 폭염 탓에 작황 부진 이어져
감귤 역시 유난히 길었던 폭염의 여파로 껍질이 벌어지고 터지는 열과 현상이 나타나는 등 작황 부진을 겪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열과 피해 및 부패과 발생 증가로 인해 이달 감귤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8.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플레이션 현실화 “날씨 충격에 신선식품 물가 상승”
한국은행은 올해 발표한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일시적으로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농작물가격 상승률은 0.4~0.5%p,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07%p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날씨 충격은 과일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상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기온과 강수량 등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평균 기온이 과거 추세 대비 10도 오르면 신선식품 가격은 최대 0.42%p 상승하고, 강수량이 100㎜ 증가하면 가격은 최대 0.93%p 상승하는 등 날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날씨 충격 빈도와 강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입 확대 등 농산물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품종 개량 등 기후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품종 개발 등 기후위기 적응 대책 필요”
간담회에 참석한 김영재 KDI 국제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국내 기후환경에 적합한 농작물의 품종 개발 등에 힘쓰고,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 가격 변동이 전반적인 물가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후전략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 등을 내년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을 수립할 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