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공항 외벽과 충돌한 사고는 국내 민간항공 역사상 가장 큰 참사로 꼽힌다. 또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가 대규모 사상자를 낸 첫 사례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이날 오후 3시 18분 기준 사망자는 124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실종자도 거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1960년대 한국에 여객기가 도입된 이후 국내 항공기가 인명사고를 낸 것은 10여건이 넘는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7분쯤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태국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뉴스1
국내 항공사고 공식 기록은 1980년대부터 자세하게 집계됐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는 기체 결함이나 원인 불명으로 국내 항공기 사고가 종종 있었지만, 주로 공군·주한미군이 탑승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일반인이 탑승해 많은 인원이 목숨을 잃은 건 1980년 11월 발생한 대한항공의 김포공항 착륙 중 화재 사고였다. 당시 1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
1987년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륙 후 미얀마 양곤(랑군) 상공에서 폭파된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로 115명이 사망했다. 일명 KAL기 폭파사건이다. 1993년 7월에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전남 해남군 화원면 마천리 뒷산에 추락해 66명이 사망하고 44명이 크게 다쳤다. 1997년 8월에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괌 국제공항 인근에 추락, 228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쳤다. 이후 2013년 7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했고, 182명이 부상했다.
1997년 괌 사고현장. 사고기 꼬리부분만 남은채 구겨져있다. 중앙포토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처럼 동체 착륙을 시도한 사고도 있었다. 1991년 6월 제주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대구공항 활주로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했다. 다행히 탑승자 126명 전원이 생존했다. 조류 충돌 사고도 있었는데, 지난 1월 일본 도쿄에서 출발한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인천공항 착륙 직전 조류와 충돌, 엔진에 불이 났다. 그러나 새가 모두 불에 타면서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했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충돌 사고가 나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착륙 시도 중 활주로에서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2007년 8월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후 김해공항에서 강풍으로 활주로 배수구에 빠졌다. 이 사고로 부상자 10여명이 발생했다.
외국 국적기가 국내에서 대형 사고를 내기도 했다. 2002년 4월 중국국제항공 여객기가 김해공항 인근 돗대산에 추락, 166명의 탑승자 가운데 129명이 사망했다.
이 외에도 2011년 7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제주도 차귀도 인근 해상에 추락해 승무원 2명이 사망했고, 1999년 12월에는 대한항공 화물기가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인근에서 추락해 승무원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행정안전부 '2023 재난연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한국 국적 항공사의 항공기 사고는 총 67건이다. 이 기간 관련 사망자는 59명, 부상자는 73명이다.
김윤호·문희철 기자 youknow@joongn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