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모두 "참사 수습이 먼저"…국회 상임위 일정 하루 순연

여야 정치권은 29일 무안공항 사고에 대해 “수습과 지원이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열린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관련 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열린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관련 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나도 애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썼다. 윤 대통령은 “정부에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해주실 걸로 믿는다”며 “이 어려운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배포한 입장문에서 “지금은 인명구조가 가장 우선”이라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관련 모든 부처는 최선을 다해 달라. 국회도 해야할 일을 찾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도 사고 수습에 한목소리를 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ㆍ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나 “무안공항 여객기 추락사고 수습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사고 수습과 진상 규명, 유가족 지원 등 종합 수습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 대행은 “회의 직후 광화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사고 경위 및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내일 오전 무안 현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페이스북에서 “관계 부처와 당국은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 여당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30일로 예정됐던 권영세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오후 3시 반 기차로 무안에 있는 전남도당으로 직행했다. 이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당국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습하고 지원해 달라. 당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주철현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항공사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황본부ㆍ사고수습지원단ㆍ유족지원단 등 3개 기구를 산하에 설치하기로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갑작스러운 사고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정부와 관계 당국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희생자들과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군소 야당들도 “무안사고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사고 경위를 철저히 밝히고 재발 방지에도 앞장서겠다”(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치권에선 “여야 정쟁을 중단할 때”라는 자성론도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치권은 사고가 완전히 수습될 때까지 모든 정쟁을 중단하고, 정부는 최 대행을 중심으로 구조ㆍ수색과 수습에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지침을 통해 “민주당은 신속한 사고 수습과 애도의 시간을 갖기 위해 30일 하루 국회 상임위위원회 일정을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30일엔 국회 운영위ㆍ농해수위ㆍ국방위ㆍ법사위ㆍ환노위 등의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최근 잇따른 탄핵으로 국무위원 다수가 공석인 점을 둘러싼 신경전도 노출됐다. 권성동 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러한 국가적 비상사태 속 주요 부처 장관의 공백 상황이 대단히 안타깝다”며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사태 수습에 전력을 다하자”고 요청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이 쌓아 온 시스템이 여전히 건재하게 살아있다.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리더십만 제대로 발휘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