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영광군과 경기 오산시 등에 따르면 영광 군남면에 거주하는 배씨 일가족 9명이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11시30분 기준 신원 확인이 완료된 탑승객은 97명으로 배씨 일가족 중에선 4명만 신원이 확인됐다. 오후 11시30분쯤 신원이 확인된 배씨의 둘째 딸(42)은 세 자녀와 함께 경기 오산시에 거주하고 있다.
탑승객 181명 중 최연장자인 배씨는 아내(68)와 큰딸(46) 내외, 외손자녀 등 모두 9명이 팔순 기념 태국 방콕 여행을 한 뒤 이날 귀국하는 사고 여객기에 탔다. 외손녀 중엔 다섯 살배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둘째 딸과 세 자녀가 거주하는 오산시청 공무원들은 영광군청의 연락을 받고 무안공항을 찾았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경기도 탑승자 네 분 모두 오산시민이라는 걸 확인하고 곧장 달려왔다”며 “수습이 될 때까지 전담 공무원을 상주토록 하고 가용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가족이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간 것으로 알았다가 비보를 접한 가족도 있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손모(52)씨는 손위처남이 시골 친구들과 함께 8명이 환갑 여행을 다녀오다 사고를 당했다. 손씨 처남은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비행기 창밖에 해가 뜬 사진을 손씨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냈다고 한다.
손씨는 “처음엔 베트남에 간 줄 알고 안도했는데, 아내에게 방콕이란 소리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평소 형제처럼 지내온 처남이어서 마음이 너무 아리다”고 말했다.
사고 비행기의 탑승객 다수는 지난 25일 오후 7시50분 무안에서 방콕에 갔다가 이날 오전에 돌아오는 3박 5일 일정 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이 있는 광주·전남 지자체들은 지역 출신 탑승객이 다수인 만큼 피해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