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에서 공항 이용객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관련 뉴스 특보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무속이나 북한과 사고를 엮는 음모론도 속속 올라왔다. "무속인과 무속 광신도들이 국가를 장악해서 그런지 뜬금없이 터진 항공기 사고도 예사롭지 않다"라거나 "(사고 항공사인) 제주항공은 내란 지시를 받은 블랙 요원들이 폭파 및 소요 사태를 시도한 청주공항과 대구공항에도 자주 입항하던 여객기"라는 식이다. 사고 상황을 전하는 한 방송사 중계 화면에 1초간 '817'이라는 숫자가 잠깐 나왔다며, 이를 북한의 대남 공작 지침인 '817 방침'과 연결하는 글도 있었다.
사고 당시 상황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던 영상을 놓고서도 음모론이 퍼졌다. 사고 순간을 어떻게 기다렸다는 듯 찍을 수 있냐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사고를 최초로 목격하고 촬영한 A씨는 전날 서울신문에 "엔진이 펑 하고 터지는 듯한 소리가 4~5차례 들리더니 원래 비행기가 착륙하는 방향이 아니라 반대인 우리 가게 쪽으로 왔다"며 "'뭔 일이 생겼구나'하는 생각에 옥상에 올라가 영상을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 인근에서 낙지 직판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음모론을 부인하면서는 "어떤 사람들이 그러냐. 너무하다"고 말했다.
제기된 음모론들은 최초 올라온 채널에서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확대·재생산되는 경향도 보인다. 황용석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전날 연합뉴스에 "재난 상황에선 늘 음모론은 나타났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공신력 있는 정보가 중요하다"며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나온 정보를 소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NS와 같은 온라인에서 사고 관련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을 놓고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전라남도의사회와 광주광역시의사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사고 장면을 직접 목격하거나 영상으로 접한 사람은 2차 외상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정신적 트라우마는 장기적으로 심리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영상과 사진 공유 자제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가 2022년 11월 만든 '디지털 시민을 위한 올바른 미디어 이용 가이드'도 재조명되고 있다. 여기엔 "반복적으로 재난 관련 뉴스·영상 보는 것을 중단하라"와 같은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대해 협회는 "이는 불안·우울·공포감을 비롯한 심리적 충격을 증대시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