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문을 연 무안공항은 호남의 유일한 국제공항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착공해 국비 3000억원이 투입됐다. 차로 40분 거리에 광주공항이 있어 경제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정권의 실세 한화갑 전 의원이 건설을 주도해 '한화갑 공항'이라는 별명도 있다.
활주로 이용률은 꾸준히 전국 꼴찌 수준이다. 매년 적자도 100~200억원씩 늘어 누적 순손실이 1000억원을 웃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2년엔 활주로 이용률 0.1%로 '고추 말리는 공항'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 이전에도 5%가 안 되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무안공항은 최근 해외여행 급증으로 활기를 찾고 있었다. 흑자 전환을 하려면 연간 이용객이 250만명은 넘어야 하는데 참사 이전까지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37만여명을 기록했다. 이달부터는 개항 17년 만에 처음으로 매일 출발하는 해외 노선도 확보한 상태였다.
1998년 작성된 '무안공항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도 "바닷가 지역이라 조류 44종 서식이 확인된다"며 "조류충돌이 발생할 수 있으니 대책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 이후 나온 보고서에서도 "철새 도래시기인 10월~3월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등 부지 특성상 새 떼에 대한 경고는 계속 있었다.
무안공항은 '서남권 거점공항'이란 상징성을 되찾기 위해 최근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약 2조5000억원을 투입해 KTX 호남선에 무안국제공항역을 신설하고 활주로 역시 2800m에서 3160m로 늘리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항 내부 편의시설도 388억원을 들여 면세점 확장과 주차장 증설, 장비고·관리동 신축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 참사로 무안공항이 크게 위축될 거란 전망이다. 연장 공사 탓에 사고 여객기는 활주로 300m가량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활주로 길이가 사고 원인은 아니지만 더 길었다면 피해 규모를 줄였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