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산업생산 3개월 연속 감소…건설업은 역대 최장 7개월째

지난 18일 서울 원도심 전경. 뉴스1

지난 18일 서울 원도심 전경. 뉴스1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3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건설업 생산은 조사 이래 가장 긴 7개월째 축소 흐름을 이어갔다. 30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했다.

산업 활동의 3대 축인 생산·소비·투자 가운데 생산의 침체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지수)는 112.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지난 9월(-0.4%) 이후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또한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에 4개 업종(광공업·서비스업·공공행정·건설업)이 모두 하락했다.

광공업(-0.7%)의 경우 자동차(-5.4%)가 하락을 주도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의 파업이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전자부품(-4.7%)의 축소도 한몫했다. 반도체가 3.9% 늘어 역대 최고치(175.2)를 기록했지만, 광공업 전체 수치의 감소를 막지 못했다. 건설업(-0.2%)은 7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는 1997년 8월 관련 조사(1997년 7월 수치)를 시작한 이후 가장 긴 하락 흐름이다. 2022년 하반기 이후 건설수주 등 선행지표가 크게 침체한 게 반영되고 있는 모양새다. 투자 부문을 보면, 설비투자가 지난달 전월보다 1.6% 감소하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지난달 전월보다 0.4% 오르며 지난 8월(1.5%) 이후 3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승용차 등 내구재(-0.1%) 등에서 감소한 반면 의복 등 준내구재(4.1%) 소비가 늘면서 전체 소매판매 지수가 ‘플러스’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9일부터 30일까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를 진행한 게 흥행을 거둔 영향이다. 예년보다 날씨가 온화했던 점도 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가 살아나는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1.9% 감소했다. 지난 3월(-3.4%) 이후 9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보였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지난달 현재의 경기 순환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7.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0.5포인트 내려갔다. 해당 수치는 지난 3월부터 9개월 연속 하락하거나 보합을 이어가고 있다. 정동욱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경기 사이클이 2020년 5월(96.4) 저점을 찍은 이후 확장하다 정점을 지났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경기 순환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0.1 포인트 오른 100.8을 나타냈다.

기획재정부는 “11월 산업활동은 전산업 생산이 감소하며 회복경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목표에 따라 기금운용계획 변경, 공공기관 추가투자, 정책금융 등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 내수 등 경기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말 발표될 12월 산업활동 동향 통계는 더 나쁠 수밖에 없다는 관측(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이 나온다. 이달 3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해제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이 펼쳐지는 가운데 지난 29일 179명의 사망자를 낸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터졌기 때문이다. 정국 불안과 대형 참사 모두 소비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켜 소비를 줄이는 요인이다. 이는 기업의 생산과 투자를 연쇄적으로 후퇴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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