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은 2일 "새해에 즈음하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을 비롯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무력기관 지휘성원들이 1일 주체의 최고성지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 집권 당시 '금수산의사당'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국가주석 집무실이었다. 김일성 사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를 김일성의 묘역으로 조성하면서 이름도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바꿨다. 이후 2012년 김정일의 70번째 생일을 맞아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했다.
김정은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은 새해나 주요 정치기념일 등에 수시로 이곳을 참배해왔다. 다만 이날 신문은 "전체 참가자들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과 영도를 일심전력으로 받들어 (중략) 강대한 우리 국가의 융성번영기를 과감히 견인해나갈 철석의 의지를 다짐하였다"고 전하면서도 김정은의 참석 여부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선대의 후광을 지우고 독자적인 우상화를 진행하려는 최근의 다양한 시도와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도 김정은을 두고 '주체혁명의 걸출한 수령'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선대의 노선을 전환하면서 김정은을 수령으로 전면 부각하는 모습과 연관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새롭게 임명된 주요 간부들이 김정은의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배지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아직 일부 간부들은 김일성·김정일(쌍상) 배지를 착용하고 있지만, 김정은 배지의 착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2022년 10월 김정은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연포온실농장에 설치된 김정은의 업적이 담긴 단독 모자이크 벽화를 공개한 이후 김정은 독자 우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월에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의 외벽과 강의실에 선대와 나란히 걸려있는 김정은 초상화를 처음 공개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당 전원회의에서는 간부들이 김정은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배지를 착용한 모습을 처음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