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콜버스’ 실험서 13만명 탔다… 내년엔 4배 확대

부산 기장군 방문객이 부산시가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타바라에서 하차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

부산 기장군 방문객이 부산시가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타바라에서 하차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

부산시가 스마트폰 앱으로 원하는 곳에 호출할 수 있는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emand Responsive TransitㆍDRT) 버스를 1년여 시범 운영했더니 13만명 가까운 승객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는 관광지가 몰린 기장군과, 도농복합지역인 강서구 등 두 곳에서 더 많은 DRT 버스가 운행될 예정이다.

1년 3개월간 주민ㆍ관광객 12만명 탔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작년 12월까지기장군 일대에서 시범 운영된 DRT 버스 ‘타바라’를 이용한 승객 숫자는 12만9710명으로 집계됐다. 이 버스는 기장군 일대 버스 정류소 17곳에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는 이른바 ‘콜 버스’다. 운행된 것은 15인승 버스 5대로, 부산시에 따르면 하루 평균 타바라 콜 수는 195건, 탑승객 숫자는 266명(1일 최고 473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시는 지난해 9월 15억8000만원을 투입해 타바라 시범 운영 사업을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역관광교통 개선 사업 공모 사업에 당선돼 사업비 절반(7억9000만원)은 국비 지원됐다. 이 공모 사업은 군 단위 관광지에 관광객 편의 개선을 위한 DRT 등 대중교통 운영 모델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부산시가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타바라 정류소 현황. 사진 부산시

부산시가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타바라 정류소 현황. 사진 부산시

타바라가 운영된 기장군에는 롯데월드ㆍ아웃렛과 이케아 등 대규모 판매 시설이 입점한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비롯해 해안 사찰인 해동 용궁사,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아홉산 숲 등 관광명소가 많다. 군 전체 면적은 218㎢로 부산 전체 면적(771㎢) 3분의 1에 달할 만큼 넓은데, 시내버스 배차 간격 등 문제로 관광객이 주말이면 몰리는 대중교통 수요가 치솟는 지역이다.

1550원 콜 버스에 주민ㆍ관광객 호응

이에 부산시는 오시리아 관광 단지를 중심에 둔 17곳의 정류소를 거점 삼아 타바라를 시범 운영했다. 원하는 정류소에서 앱으로 호출하면 버스가 오는 구조다. 타바라 요금은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교통카드 기준 성인 1550원)하며 지하철ㆍ시내버스와 환승도 가능하다.


부산시가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타바라 기사가 차량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

부산시가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타바라 기사가 차량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

 
부산시는 주로 20~40대 여행객과 주민이 타바라를 호출했고, 호출부터 탑승까지는 평균 7분30초가 걸린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기장군 일대를 지나는 시내버스 평균 배차 간격(17분)보다 짧은 시간이다. 이런 편의성에 힘입어 탑승객 대상 부산문화연구원 등 세 차례 기관 조사에서 만족도는 모두 90점 이상을 기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본래 타바라는 지난 8월까지 1년만 시범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매달 탑승객이 늘어나는 등 상황을 고려해 시비 3억5000만원을 더 들여 운영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4개월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내년엔 기장ㆍ강서 두곳서 18대 달린다

부산시는 내년 상반기 중 대상 지역과 버스 대수를 늘려 타바라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기장군에서는 기존 5대에서 9대로 버스를 늘리고, 신규 대상지인 강서구에서도 새롭게 9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모두 18대로 대수 기준 규모는 4배 가까이 확대된다. 앱 이외에도 전화 등을 통해 버스를 호출할 수 있는 체계 개선도 검토하고 있다. 운영에 드는 사업비 27억원은 최근 부산시의회를 통과했다.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강서구는 본래 주민 다수가 농사를 지었지만, 최근 10여년간 신도시 조성에 따라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도농복합지역이다. 녹산ㆍ신호ㆍ화전 등 산업단지도 입주해 있다. 강서구 면적은 182㎢로 기장군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넓다. 부산시 관계자는 “강서구에서는 명지신도시와 세 곳의 산업단지, 가덕도 일원 등을 중심으로 타바라 9대가 운행될 예정”이라며 “특히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출퇴근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